국내 최대 규모 사업장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 탈퇴 10년 만에 재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과거 민주노총의 맏형 격으로 국내의 강성 노동운동을 주도했던 점을 감안할 때 민노총 재가입이 이뤄질 경우 노동계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는 지난 2004년 탈퇴했던 민주노총에 재가입하기 위해 최근 본격적인 복귀수순을 밟고 있다.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은 최근 노조 집행부의 공식석상에서 "노조의 조직력과 협상력 회복을 위해 올해 안으로 민주노총 재가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어 6일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사업장들과 동맹해야 현대중공업 노조가 제대로 존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민주노총 재가입 의사를 공식화한 셈이다.
정 위원장의 이 같은 움직임에 맞춰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자체적으로 민주노총 복귀수순을 밟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금속노조에서 탈퇴하며 결별했던 사내 하청노조와의 재결합을 도모하기로 하고 최근 비정규직 권리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사내하청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정 위원장이 12년 만에 간부 30여명과 함께 민주노총의 국민총파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민주노총에 재가입하려면 노조 규약상 대의원 또는 조합원의 3분의2가 동의해야 한다. 일단 현지 분위기를 보면 상당수 조합원들이 재가입에 반대하고 있지만 정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지도부가 "민노총에 가입하면 얻을 것이 많다"며 노조원들을 설득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는 이르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서류상 절차는 조합원의 정서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렸다 이행해도 늦지 않다"며 "이전에라도 실질적인 동맹을 위한 물밑 움직임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