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폰서 지키려는 검사… 가짜 범인 만드는 형사…

액션영화 전문 류승완 감독의 달라진 시선…황정민ㆍ유해진ㆍ류승범 연기대결도 볼만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짝패’, ‘다찌마와 리’의 류승완 감독을 생각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배신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배신감은 뒤통수를 맞는 듯한 느낌보다는 ‘신선한 충격’에 가깝다. 액션 장면은 최대한으로 절제됐고 사회를 보는 시선은 더욱 냉소적이며 날카로워졌기 때문이다. 영화‘부당거래’는 류 감독의 장기였던 통쾌한 액션 영화라기보다 잘 만든 사회 풍자 영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사실 잘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군상을 담은 이야기다. 그 군상들이 스폰서 검사, 비리 경찰, 물 밑 거래를 하는 건설업자라는 게 사건의 중요성을 키운다. 온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은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자 경찰청은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을 종결짓도록 지시한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 승진을 못하던 최철기(황정민) 형사는 이 ‘대국민 이벤트’를 만드는 주인공이 되고 최 형사가 자신의 스폰서 건설업자를 구속시켰다는 사실에 분개하던 주양(류승범) 검사는 이 사건을 눈치채고 최 형사의 뒤를 캔다. 검사는 자신의 스폰서를 지키기 위해 경찰을 조사하고 경찰은 승진을 위해 가짜 범인을 만들며 이들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들은 이들을 협박하기 위해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사진을 찍는 등‘부당거래’는 꼬리에 꼬리를 문다. 영화는 사회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도층과 관리층, 기업가가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고 행동했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황정민ㆍ류승범ㆍ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들은 제 몫을 충분히 해내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빈틈없이 짜여진 이야기는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반영해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뒷맛을 씁쓸하게 만든다. 28일 개봉.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