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일본인 할머니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의 손뜨개 장미 250송이를 손수 만들어 손편지 250통과 함께 보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초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대책위 사무실로 커다란 상자 하나가 배달됐다. 상자 안에는 손뜨개로 만든 장미 모양의 수세미 250개와 손편지 250통이 들어 있었다. '저는 히로시마에 사는 나이 이른이 되는 할머니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손편지는 익명의 일본인 할머니가 전하는 말을 한글을 아는 누군가가 받아적은 것으로 보였다. 편지에는 '저한테도 세월호를 탄 젊은이들과 같은 나이의 손자가 셋이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여러분 슬픔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는 위로의 내용이 담겼다. 이 할머니는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아크릴케이트(실)로 장미꽃을 뜨고 있다면서 '이 한 송이 장미가 비록 향기는 없지만 제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중략) 손은 아프지만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상자 안에 함께 담겨 있던 대한민국 외교부의 안내문에 따르면 이 상자는 일본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70대 할머니가 지난달 16일 주히로시마총영사관을 찾아 건네주고 간 것이다. 사고유족들은 "저 멀리 타국에서도 우리 아이들 일에 마음 아파하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