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일본 아오모리산 사과를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홍콩에 배달된다.'
일본 농업계가 아시아 프리미엄 농산물 시장 공략을 위해 날개를 단다.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가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AEON)과 손잡고 아시아 전역에 일본 농산물 직배송 판매를 개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홍콩·러시아·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 부유층 및 중산층이 소비하는 고급 농산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해온 우리나라 농업계는 한층 더 거센 도전을 받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전농과 이온이 이달 중순 일본 농산품 수출의 최대 시장인 홍콩을 시작으로 아시아 전역에 일본 농산물을 산지 배송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아시아 부유층 대부분은 일본산 제품을 현지 고급 슈퍼나 백화점 등에서 구매하지만 앞으로는 인터넷으로 주문해 이르면 하루, 늦어도 5일 안에 집에서 받아보게 된다.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복잡한 유통경로가 생략되고 24시간 운영되는 오키나와 국제물류기지인 '오키나와 화물 허브'를 경유해 신선한 제품이 소비자에게 빠르게 전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전역 약 700곳의 지역농협과 연결된 전농을 통해 판매상품은 점점 확대될 예정이다. 앞서 20개로 제한됐던 품목 수는 내년부터 술·소고기 등을 포함한 50개 품목으로 늘어나며 싱가포르·말레이시아로의 배송확대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 농산물 수출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농림수산성도 "엔저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따른 수입규제 해제가 추진되는 것도 수출이 늘어난 요인 중 하나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3중 날개를 달면서 올해 상반기 일본 농수산물 및 식품 수출액은 3,546억엔(약 3조3,4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에 이르렀다. 농림수산성은 오는 2020년 아시아 국가들의 식품 시장 규모가 지난 2009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680조엔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농림수산성은 이온뿐 아니라 참여기업을 넓혀 2020년까지 일본 농수산물 및 식품 수출액을 1조엔(약 9조4,300억원)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