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 대표와의 '솔직토크'] 최승진 법무법인 시공 대표변호사

솔직함으로 승부… “고객신뢰 얻었죠”



법무법인 시공의 최승진 대표변호사는 한때 화우나 율촌 등 국내에서 내로라 하는 로펌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중 한명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최 대표는 무슨 마음에서인지 “새 로펌을 만들어 보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주위 동료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굶어 죽을려고 작정했냐”며 뜯어 말렸다. 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사표를 던지고 나서도 다시 로펌으로 돌아갈까 한참 고민도 했지만, 어차피 엎질러진 물이라는 생각에 의기투합한 변호사들과 행동에 나섰다. 그렇게 해서 7명의 변호사들이 뜻을 모아 세운 법무법인 시공이 2006년 9월 첫 모습을 드러냈다. 최 대표는 “지금에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심각했다”며 “사실 겁도 났다. 혼자라면 몰라도 딸린 가족들을 생각하니 정말 오싹했다”고 회고했다. ◇창립 2년만에 주목받는 로펌으로= 시공의 역사는 짧지만 최근의 활약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 부자(父子)간 경영권 분쟁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D제약 사건을 맡아 국내 최초로 주주의 의제 제안권을 지지하는 법원의 ‘의안상정가처분 결정’을 이끌어 냈고, 세계적 보험그룹인 미국의 AIG가 국내 한 영어학원에 6,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자문했다. 해외이민 분야에서도 해외이주센터를 개설해 국내 투자이민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짧은 기간에 일궈낸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최 대표는 “솔직함으로 승부한 결과”라고 자평한다. 자만이나 과장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고객을 대하라는 게 최 대표의 지론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최 대표의 냉철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이 단기간에 시공을 인정받게 만든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솔직함이 최고의 서비스= 최 대표가 시공을 처음 만들 때 고민은 고객을 어떻게 유치할까에 맞춰져 있었다. 대형 로펌에 있을 때야 고객이 알아서 찾아왔지만, 이제 막 문을 연 신생 로펌에 얼마나 많은 고객이 찾아올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막상 문을 열고 보니 단지 기우에 그쳤다. 전에 있던 로펌에서 일을 맡겼던 기업 고객들이 그의 실력을 알아보고, 시공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최 대표는 “자문업무를 하면서 잘못했을 때 잘했다고 우기지 않는 솔직함이 (고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줬던 것 같다”며 “시공의 변호사들에게도 늘 솔직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어록으로 여기는 말도 ‘고객은 귀천이 없다’라는 말이다. 법무법인 화우에 근무할 때 윤호일 대표변호사가 최 대표에게 강조한 말인데, 지금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윤 대표를 꼽을 정도다. 그는 “고객을 진심으로 대해야지, 서로를 시험하려 하거나 아는 내용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끝이다”며 “고객은 귀천이 없다는 생각을 늘 생각하면서 일해 온 게 신뢰감을 주는 비결이라면 비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통중시…가족같은 분위기= 최 대표는 직원들과 곧잘 농담을 한다. 소통을 위해서다. 그렇다고 인위적인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이 같은 최 대표의 노력 덕분인지 사무실 분위기 역시 전혀 권위적이지 않다. 얼마 전 최 대표가 사무실에서 김밥을 먹다가 지나가는 여직원들에게 같이 먹자고 얘기했더니 “더 맛있는 것 먹겠다’며 그냥 지나쳐 갔다고 한다. 일반 회사에선 쉽사리 보기 힘든, 위계질서에 전혀 얽매이지 않는 가족 같은 분위기가 사무실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러다 보니 구성원들도 회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최 대표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기 집처럼 불끄기나 종이절약 등을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애정이 같다”며 “시공의 분위기는 정말 너무 좋다”고 칭찬에 열을 올렸다. ◇변호사가 찾는 로펌이 목표= 최 대표는 미래에 대한 ‘욕심’도 만만찮다. 앞으로 시공을 좀더 전문적인 로펌으로 키워보고 싶다는 게 최 대표의 복안이다. 그는 “솔직히 거창한 철학이라는 것은 없지만, 마음의 여유는 다른 어느 로펌보다 많고 화기애애한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속 변호사들이 각 분야 경쟁력에서 10%안에 들 수 있도록 베스트 변호사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변호사가 찾는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공이 최근 법무법인 산경과 ‘로그룹(Law Group)’이라는 협업 시스템에 동참하기로 한 것도 서로의 전문성을 더욱 살려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그는 “두 로펌을 단순히 합치는 ‘합병’이었다면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로그룹은 새로운 시도라 는 점에서 걱정스럽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는 “시공을 찾은 고객은 소속 변호사 인력 풀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키우는 게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근성있는 변호사가 좋다= 최 대표는 “근성이 있는 변호사”를 선호한다. 그는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며 “그러나 악조건을 이겨내는 사람은 어디에 내놓아도 성공하리라 굳게 믿고 있다”며 나름의 인재관을 제시했다. 그는 사람을 척보면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인지, 굶어죽을 사람인지’ 보인다고 한다. “서비스 정신과 근성이 앞서야지 변호사라는 타이틀에 심취해 뻐기는 사람들은 오래 못 간다. 변호사라는 이름에만 취해 있으면 숨기고 감추고 해서 큰 돈 한 번 벌어보겠다는 유혹에 쉽게 사로잡힐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대표가 후배 변호사들에게 “이 얘기만큼은 꼭 해 주고 싶다”며 건넨 메시지다. ◇술ㆍ담배는 ‘NO’= 최 대표는 술과 담배를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다. 심지어 소속 변호사들이 “최 대표를 연구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최 대표는 이에 대해 “술과 담배는 안하고 농담만 즐기니 안 그러겠냐”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대신 가정에 충실하기로 소문났다. 그 스스로 “아이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녹아 내린다”고 말할 정도다. 초등학교 5학년 딸과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최 대표는 부모로서 큰 아이가 동생에게 잘 해주고,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잘 하는 걸 보면 기특하다며 자식자랑을 늘어놓는다. 뿐만 아니다. 최 대표는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아내에게 전화통화를 한다. ‘닭살’로 보일 지 모르지만, 최 대표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지 오래다. 최 대표는 또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별다른 외부 약속을 잡지 않는다. 일과 가족, 두 가지 ‘보물’을 한꺼번에 챙기는 최 대표의 미래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법무법인 시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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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자문 중심 종합 비즈니스 로펌
시공(時空)은 2006년 9월 기존의 대형 로펌에서 기업자문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온 변호사들이 의기투합해 문을 연 기업자문 중심의 종합 비즈니스 로펌이다. 현재 회사 설립과 주주총회ㆍ이사회 운영과 같은 일상적인 기업관련 법률 자문부터 적대적ㆍ우호적 기업인수ㆍ합병(M&A), 공정거래, 기업구조조정 등 기업법무 전반에 대해 전문적이고 포괄적인 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승진 대표변호사 외에 포스코 법무실장을 지낸 정우석 미국변호사를 고문으로 두고 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 사외이사를 지낸 이근동 변호사가 해외 간접투자이민 분야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밖에 기업자문 및 국제거래 업무를 담당해온 국내외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등 14명의 중견 전문가들이 국제적인 감각과 전문성을 무기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이주센터'를 개설해 투자이민 분야에 대한 특화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또 법무법인 산경과의 협업 시스템인 로그룹(Law Group)을 추진하면서 한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약력

▦1968년 충남 서천 출생 ▦1985년 대전고 졸업 ▦1990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96년 변호사 개업 ▦1999년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수료 ▦2002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2002년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업무관련 전문위원 ▦2005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2006년 법무법인 시공 설립


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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