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白특사, 아프간 대통령 면담

盧대통령 메시지 전달…수감자 석방 유연한 대처 당부<br>피랍 유정화씨 "매일 살해위협…제발 구해달라" 호소

노무현 대통령 특사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백종천 외교안보실장이 29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현지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피랍자 석방에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백 특사는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한국인 피랍자 석방의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알려진 탈레반 수감자 석방문제에 대해 아프간 정부의 유연한 대처를 당부했다. 그는 특히 아프간 정부에 경제원조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카르자이 대통령 측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측은 이날 피랍자 석방협상을 재개, 타협점을 찾기 위해 의견을 조율했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의 원만한 협상을 위해 탈레반 출신 의원과 현지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들을 참여시킨 새 협상단을 구성, 탈레반과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더 이상 협상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정부에 석방을 원하는 탈레반 수감자들의 명단을 넘겼으며 이들의 석방이 바로 우리의 주요 요구사항”이라면서 아프간 정부를 압박했다. 협상결렬 때 무력을 통한 인질구출작전의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탈레반이 인질 억류장소를 수시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디는 “만약 정부가 무력을 사용한다면 이는 인질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으로 탈레반은 마지막 한명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날 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돼 11일째 억류된 유정화(39)씨가 로이터통신과 1분50초 정도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인 피랍자) 모두 아프다. (탈레반 측이 매일 피랍자 가운데) 한명씩 죽이겠다고 위협한다”며 “제발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씨는 영어학원 강사로 이번 피랍된 봉사단의 영어통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피랍자의 육성공개는 피랍자 22명 가운데 임현주(32)씨가 지난 26일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한 데 이어 유씨가 두번째다. 이번 육성공개는 탈레반 측이 한국인 피랍자 석방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디는 “인질 22명 중 17명이 아픈 상태”라고 전했으며 아프간 정부는 전날 의약품을 탈레반 측에 전달했다고 현지 소식통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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