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기업간 M&A “신호탄”/대우,쌍용자 인수

◎쌍용,그룹 회생위해 환부제거… 자구가속/대우, 시너지효과커 차산업 판도변화 예고/부채규모 크고 인력정리 부담 조건협상 쉽지 않을듯대우자동차가 쌍룡자동차 인수를 추진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은 전에없이 큰 변화를 보일 전망이다. 생산규모, 내수시장 판도재편은 물론 그룹순위도 변할 수 있다. 쌍용의 매각결정 이유, 대우의 노림수, 자동차 및 재계판도 재편 가능성을 알아본다. ◇쌍용은 왜 자동차를 매각하나=3조4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에 따른 금리부담과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부진, 벤츠와의 협상결렬로 생존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쌍용은 지난해말 삼성과 협상을 추진했으나 막대한 부채와 정부지원 불가방침으로 실패한 뒤 지난 2월 김석준회장이 직접 나서서 그룹차원에서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폈다. 그러나 막대한 부채에다 수익성 악화는 이런 노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지난 91년 94억원의 흑자를 냈던 쌍용자동차는 92년 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적자규모가 2천2백억원으로 외부자금의 유입없이는 자체회생이 불가능했다. 이에따라 쌍용은 삼성, GM, 벤츠 등 국내외 업체와 매각협상을 추진했으나 모두 결렬된 상태다. 특히 마지막까지 기대를 건 벤츠는 1조원 이상의 채무동결 등 무리한 요구를 했고 한국투자에 회의적이어서 결렬됐다. ◇대우는 왜 쌍용을 인수하나=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중복차종이 없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 대우는 쌍용인수로 21세기 승부사업인 자동차부문에서 대형승용차를 비롯 1톤 승합차, 지프형까지 풀라인업 체제를 한순간에 구축하게 된다. 대우는 지난해말부터 3개 승용차를 잇달아 내놓고 현대를 제치겠다는 야심을 추진했으나 차종부족으로 실패했다. 대우가 추진중인 대형차 등 투자비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벤츠라는 제휴업체를 확보함으로써 기술협력은 물론 취약한 국내외 이미지를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도 큰 요인이며 쌍용의 영업조직을 흡수, 내수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남은 문제는 무엇인가=인수조건을 놓고 난항이 예상된다. 3조4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처리를 비롯 인력문제도 큰 문제다. 부채의 경우 양측이 나눠 갖는다해도 대우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인력문제에서 관리직의 경우 적잖은 인원의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상태다. 해외합작선의 태도도 현재로선 미지수. 종조실의 한 임원은 『자동차 최대주주가 쌍용정유며 정유의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 자동차지분의 2.4%를 갖고 있는 벤츠측에 7일 매각추진 사실을 알리고, 본격적인 입장정리에 나섰다』며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그룹의 구조조정은=쌍용이 자동차를 매각하게 되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면서 그룹의 경영상태는 크게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의 총부채(14조원) 가운데 자동차부문이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인데다 시장전망도 불투명, 자동차를 처리하지 않으면 그룹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쌍용은 지난 5월 동성고속관광 매각에 이어 10월에는 미국 P&G에 쌍용제지를 매각, 8백1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쌍용자동차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이런 노력은 한계를 맞았고 최후의 승부수로 매각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자동차의 매각이 이루어지면 쌍용은 경영구조의 전면적인 재편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 향방은 재계의 새로운 관심이 되고 있다. ◇국내업계에 어떤 영향 미칠까=자동차업계의 판도재편이 급속히 일어날 수밖에 없다. 당장 대우의 생산규모는 현재 1백만대에다 쌍용의 22만대를 합쳐 1백22만대의 설비를 갖추게 된다. 이는 현대(1백50만대)에 버금가며, 기아(아시아포함 1백15만대)를 앞지르는 것. 또 지프형, 대형차, 승합차 등에 기존의 2파전이 3파전으로 전개되면서 한층 치열한 판매전이 예상된다. 해외시장에서는 대우가 기존의 해외공장에 쌍용차량을 추가 투입, 보다 적극적인 세계경영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재계 전체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대응, 국내업체간의 과감한 인수합병을 촉진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박원배·구동본·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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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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