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4일 오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특검법이 재의결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언제 단식을 풀지 관심이 모아진다.당직자들과 의료진은 3일 단식 8일째인 최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직자들은 “특검법이 통과되면 명분도 충분한 만큼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고 간곡하게 청하고 있다. 하지만 최 대표는 “대통령이 국정쇄신을 하지 않고 있다”며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최 대표는 그러나 “4일 특검법 표결을 마친 뒤 병원에 가겠다”는 뜻을 동조단식중인 이재오 사무총장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입원하더라도 링거를 맞으며 단식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단식의 명분이었던 국정쇄신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주 중에는 주변의 권유를 받아들여 단식을 풀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다.
한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최 대표를 찾았다. 김 전대통령은 “나도 23일간 단식을 해봤지만 굶으면 죽는 것은 확실하다”며 “내일 국회를 하니까 이를 계기로 단식을 푸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나는 회복하는데 9개월 걸렸고 준비 없이 시작해 숙변이 생겨 큰 고생을 했다”며 “그때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다”며 단식 경험을 들려줬다.
이에 최 대표가 “견딜만하다”며 “노 대통령 취임 이후 나라 돌아가는 꼴이 말이 아니다. 저렇게 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대통령은 “내가 노 대통령을 픽업해 재야 운동하던 사람을 국회의원 시켰다. 나한테도 책임이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기수 기자 mount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