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용 빼면 실익 “불투명”/연차개발·공공용지 등 걸려 사업지연 불가피/현시세도 높아… 도곡주공외 차익어려울듯서울시 5개 저밀도단지의 아파트를 지금 산다면 투자측면에서 어느 정도 이익을 볼 수 있을까. 12일 본지가 저밀도아파트의 투자수익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파트는 매입가격, 완공때까지 들어가는 금융비용과 완공 이후 팔 때의 시세를 비교할 때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아파트는 서울시의 재건축 계획안이 발표된 이후 매매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투자가치를 따져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사업기간이다. 일반적인 재건축사업도 주민들의 의견이 서로 달라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늦어지는 만큼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된다.
저밀도단지는 서울시가 연차적인 개발방침을 밝힌 상태여서 주민합의가 되더라도 언제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공공용지 확보나 경관심사, 교통영향평가, 조합설립과 시공사선정 등 재건축과정에서 넘어야할 산은 수없이 많다.
결국 투자해서 이익을 보겠다는 것보다 살기 좋은 곳에 내집을 장만해 놓는다는 측면에서 아파트를 구입해야할 것 같다.
◇반포지구
반포지구의 경우 주공 1단지내 22평형 1천4백90가구의 재건축추진이 활발하다. 주민들은 사업추진이 제일 빠른데다 이곳이 수해지역이어서 가장 먼저 재건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이 될 경우 주민들이 입주할 평형은 38평형 정도다.
이 아파트의 시세는 2억3천만원선. 2005년께 완공된다고 할 경우 전셋값 8천만원을 빼고 계산한 금융비용이 1억3천5백만원. 시공사에서 예상하는 추가부담금이 최저 1억원. 갚아야 할 이주비를 합하면 모두 5억원 이상 든다.
현재 주위에 있는 38평형대 아파트값은 2억7천만원선. 매년 집값이 3%정도 오른다고 하고 새로 지은 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아파트값이 4억원을 넘지는 않는다. 1억원을 손해보는 셈이다.
◇잠실지구
잠실지구에서는 그래도 투자측면에서 나은 아파트가 시영단지다. 조합추진위원회의 계획대로 재건축을 추진한다고 할 때 아파트 입주시기는 2005년. 20평형을 소유하고 있는 주민들이 들어가는 평형은 43평형이다.
현재 이 아파트의 매매값은 2억3천만원선, 전셋값은 7천만원이다. 금융비용과 추가부담금 등을 합하면 총투자비용은 5억원 이상.
이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값은 대략 평당 7백만원선. 집값 오름세를 감안했을 때 새로 지은 43평형 아파트의 2005년도 시세는 4억원이 조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지구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아파트에 투자하더라도 손해를 보게 된다.
◇암사·명일지구
강동아파트 1단지 13평형 시세는 서울시 발표이전보다 1천5백만∼2천만원 오른 1억8백만∼1억1천만원선이다.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값이 싸 금융부담이 적다. 그러나 이도 수익성은 별로 없을 것 같다.
13평형의 대지지분은 15평으로 33평형에 입주할 수 있을 것 같다. 2005년에 입주할 경우 금융비용과 추가 건축비부담 5천만∼1억원을 포함한 총투자비용은 2억4천만∼2억9천만원선이다. 현재 새로지은 주변 아파트 33평형의 시세가 2억원에 이르고 있다. 2005년께 33평형 아파트 가격은 2억5천만∼2억6천만원선이 될 것이다.
새아파트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투자수익은 1천만∼5천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계산은 재건축의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을 가정한 것이어서 확신할 수 없다.
◇도곡·청담지구
이 지역에서는 도곡주공아파트가 투자할만한 곳으로 꼽힌다. 가격이 높아 투자시 금융부담이 크지만 대지지분이 많고 대단지인데다 입지여건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도곡아파트 13평형의 대지지분은 19평으로 33평형에 입주하면 건축비를 내지 않고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33평형에 입주하면 투자이익은 커녕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다만 43평형에 입주하면 투자이익이 기대된다.
현재 13평형의 시세는 2억1천만원선. 전세를 포함한 구입비용은 1억6천만원 정도다. 구입비용과 2005년 입주때까지 금융비용, 추가 건축비부담금 1억5천만원을 모두 합치면 5억원을 넘어선다. 현재 인근 럭키아파트 45평형의 가격 4억9천만∼5억3천만원과 비교할 때 손해보는 투자는 아니다. 또 새 아파트인 것을 고려하면 투자 수익이 상당할 수 있다. 그러나 13평형 소유자 모두 43평형에 입주할 수 없어 조합원들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되거나 이들 모두 43평형에 입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한기석·이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