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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아파트 옹벽이 무너져 차량 수십대가 콘크리트와 토사에 매몰되는 대형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관계 당국은 해빙기를 맞아 아파트 옹벽 등의 붕괴 사고가 잇따르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5일 오전4시49분께 광주 남구 봉선동 대화아파트 인근 도로 옆 옹벽이 무너져 차량 수십 대가 묻히고 아파트 주민 165가구 490여명이 대피했다.
사고가 난 옹벽은 높이 15m, 길이 200m 규모로 이 중 30여m가 붕괴돼 콘크리트·토사와 함께 옹벽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이 아파트 오르막길 쪽은 아파트 9층 높이까지 옹벽이 설치돼 있고 1층이 낮아 토사가 빠른 속도로 더 많이 흘러내렸다면 저층부는 물론 중간층까지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 옹벽 주변은 평소 물기가 많은 곳이었다고 주변 주민들은 전해 첫 번째 추정 사고 원인으로 '해빙기'가 언급되고 있다. 습기를 많이 품은 땅이 겨울철 날씨에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무너져내렸다는 것이다.
또 15m 높이의 옹벽을 만들면서 붕괴를 우려, 계단식으로 땅을 절개해 옹벽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옹벽은 경사가 90도에 달하지만 급경사지 관리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사고로 현재 차량 7대가 흙더미에 완전히 매몰됐고 오토바이 2대, 차량 16대가 파손되는 등 총 23대의 피해를 봤고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아파트는 1993년 9월 준공됐으며 붕괴된 옹벽도 같은 시기에 만들어졌다. 해빙기 붕괴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기간이지만 재난취약시설로 지정되지 않아 집중관리대상에서 제외, 재해 위험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