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위, 하나·외환은행 합병 예비인가 승인

전산 통합은 다소 늦춰져 내년 중순께 완료될 듯

하나금융그룹이 하나·외환은행의 통합과 더불어 지난해 없앤 지주사 사장 직제를 부활시킨다. 은행 통합의 핵심인 전산 통합은 당초 지난 2월을 목표로 했으나 물리적인 여건상 내년 중순은 돼야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 사장과 통합은행장은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이 나눠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정례회를 열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조만간 합병결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본인가를 신청한다. 금융위가 본인가를 승인하면 오는 9월1일 자산 290조원(올 3월 말 연결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KEB하나은행(가칭)'이 탄생한다.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함께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긴다.


두 은행 간 '화학적 통합'과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가 최대 숙제로 떠오르면서 지주사의 역할도 커지는 만큼 지주사 사장 직제가 다시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통합을 앞두고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지주사 사장 직제를 없앤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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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나·외환은행이 통합에 성공한 데다 금융 당국 또한 금융지주회사 이사회 내에 사내이사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하나금융은 지주사 사장 자리를 다시 만들 방침이다. 현재 하나금융 이사회 내 사내이사는 김 회장 1명뿐이다.

지주사 사장 후보로는 김한조 행장 또는 김병호 행장이 거론된다. 양 행장 중 한 명이 통합은행장을 맡고 다른 한 명이 지주사 사장을 맡는 식이다. 합쳐지는 두 조직의 수장을 모두 중용함으로써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금융계에서는 김한조 행장이 지주사 사장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인사구도는 마지막에도 뒤바뀔 수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외환은행 내부적으로 외환 출신 행장이 통합은행장에 오르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크고 김병호 행장이 다소 젊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한조 행장은 여전히 통합은행장으로서 유력한 카드"라며 "가장 중요한 자리인 통합은행장 선정을 높고 김 회장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통합의 핵심인 전산 통합은 당초 2월까지 완료할 계획이었으나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은행권 전반적으로 전산 개편 수요가 많아 외부 정보기술(IT) 인력들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최근 하나카드가 전산통합 후 사고를 내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하나금융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

이와 별도로 양 은행 통합을 위한 물밑 작업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은행 규정과 핵심성과지표(KPI) 등도 큰 틀에서는 대부분 통합이 이뤄졌고 현재는 시너지 창출 방안이 치열하게 논의 중이다. 통합은행명은 브랜드선정협의회에서 결정될 사항이지만 'KEB하나은행(가칭)'을 대체할 이름을 찾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내부의 중론이다. 양 은행이 통합돼도 통합초기에는 임원 숫자가 3~4명 줄어드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임원들이 이미 상당수 겸직 체제로 업무를 하고 있는 데다 통합 초기 두 조직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큰 폭의 임원 감축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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