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업계가 최근의 가격하락에 대응하기위해 제조공정에 `나노'(10억분의 1) 공정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의 회로선 폭을 줄이면 생산량이 그만큼 늘어나 원가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 3분기부터 D램에 90나노 공정을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90나노 비중을 5%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90나노의 회로선 폭 공정을 적용하면 0.13미크론(130나노) 공정보다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0.11미크론(110나노) 이하의 공정이 전체 D램 공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서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는 거의 10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가격이 떨어지고 내년 2분기부터 D램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반도체시장 전망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나노공정의 주도권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로 어려움을 뚫고 나갈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도 60%를 넘는 시장 지배력과 기술우위를토대로 연말까지 낸드플래시의 90나노 공정을 전체의 7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70나노 공정에서 4기가비트 낸드플래시를 개발했으며,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지난 3월 IBM에서 90나노 공정을 도입하고 65나노 및 45나노 공정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닉스반도체[000660]는 D램에서 0.13미크론의 비중이 0.11미크론보다 약간앞서고 있지만 0.11미크론 비중을 높여 올해 안에 주력 분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3분기부터 낸드플래시에 90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4분기에는 총 생산기준으로90나노 공정 비중을 5% 이상으로 높이는데 이어 내년 말에는 70나노 공정도 개발해낸드플래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론도 0.11미크론 이하 공정 비중이 70%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인피니온은 D램 분야에서 0.11미크론 이하 공정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특히 올해 연말부터 90나노에서 2기가비트 낸드플래시메모리 양산에들어가는 등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나노공정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90나노 공정은 생산량이 0.11미크론보다 40% 이상, 0.13미크론보다는 2배나 많아지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이 필수인 반도체 업계에서는 나노공정의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