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기획원 출신 여야의원] 경제정책 `조정역' 돋보인다

구 경제기획원(EPB) 출신 국회의원들이 최근 여야 각당의 정책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핵심포스터에서 활약하고 있어 주목된다.이들 가운데 여당의원은 국민회의 장영철(63) 정책위의장, 자민련 이상만(60) 제2정책조정위원장, 정우택(46)의원 등이다. 또 야당의원으로는 한나라당 이강두(62) 정책실장, 박종근(62) 총재경제특보(국회 예결위 간사), 강현욱(61) 전 정책위의장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경제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당직을 맡아 현 정부의 EPB출신 경제각료들과 어울려 「친정식구」끼리 멋진 견제와 균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직 각료급인사중 EPB 출신은 전윤철(60) 공정거래위원장, 진념(59) 기획예산위원장, 강봉균(56) 청와대경제수석, 이기호(54) 노동부장관, 안병우(52) 예산청장 등이다. 이들 여야 의원과 현직 각료급 인사들은 EPB 근무당시부터 최근까지 테니스동우회 등을 통해 1년에 몇차례씩 만나 우의를 돈독히 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한때 한솥밥을 먹었지만 지금은 각각 여야와 정부각료로 처지가 서로 달라져 개인적 관계나 의리보다 당리당략이 앞서는 우리 정치현실상 옛날 EPB 시절처럼 잘 협력해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친정식구가 뭉쳐야한다』며 특별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국익차원에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측인 李강두 정책실장은 『분권화된 상황에서 자기 소신을 가지고 일을 밀고나가 성과를 내는 과거의 상황은 연출되기 어렵다』고 전제, 『사리에 입각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朴종근 총재특보는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제동 걸 일이 있으면 분명히 제동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측 인사들도 「친정식구」들의 여야 분산 포진에 대해 긍정적이다. 陳기획예산위원장은 『여당은 물론 야당쪽 주장에도 사안마다 관심을 갖고 주목하게 된다』고 말해 협조가 잘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현정부 출범이후 당정회의나 여야 정책협의 과정에서 이들의 약속은 대체로 잘 지켜지고 있다는 게 안팎의 평가다. 최근 임시국회에서 실업대책 재원을 포함한 추경예산 처리과정에서도 EPB의 후신격인 기획예산위와 예산청 후배들은 여야로 나눠 포진한 선배 의원들에게 정부측 사정을 호소, 많은 도움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EPB출신 의원들은 여야간에도 서로 높이 평가하는 데 인색치 않다. 최근 국민회의 정책위 지휘를 맡은 張영철의장에 대해 야당의원들은 『마당발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성품이 원만해 여야 입장을 떠나 경제회생을 목표로 여러 문제를 원만히 풀어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아 기대했다. 또 야당의 朴특보와 李실장은 여당측의 이상만·정우택 의원에 대해『각자 맡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분들』이라며 국정 운영에서 「곧은 소리」를 불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朴특보 등은 EPB출신 현직각료들에 대해서도 『균형감각이 돋보이던 호남출신 맹장들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중 최연장자인 張의장은 EPB전신인 부흥부의 경제과학심의회에서 일하다 신현확 전국무총리가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에 발탁된 지난 78년 의전비서관으로 따라와 EPB맨이 됐다. 張의장은 관세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친 뒤 지난 13대때 국회에 입성한 3선의원으로 노동부장관과 국회예결특위위원장을 역임했다. 한나라당 李실장과 朴특보는 지난 62년 동시에 EPB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李실장은 대외경제조정실 총괄국장, 러시아경제공사를 거쳐 14대때 금배지를 단 재선의원. 朴특보는 경제기획관, 경제예산심의관, 안기부 경제정책실장을 역임했으며 ㈜대경컴퓨터를 경영한 실력을 인정받아 초선의원으로는 드물게 총재경제특보, 예결위 간사등 중책을 맡고 있다. 자민련 李상만 제2정조위원장은 예산심의관, 공정거래위 상임위원을 거쳤고 한나라당 姜현욱 전정책위의장은 호남지역서 유일한 야당의원으로 전북지사, 농림·환경부장관을 역임한 관록파. 자민련 鄭우택의원은 이들중 막내격으로 기획원 법무담당관 등을 거쳐 15대에 입문, 정책위 제1수석부의장을 맡았으며 외환위기 청문회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했다. /양정록 기자JRYANG@SED.CO.KR

관련기사



양정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