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사장은 90년에 명제라는 회사명으로 출범, 정보통신업계에 명함을 내밀었다. 당시 젊은 패기로 네트워크시장에 뛰어들어 국내최초로 NOS(NETWORK OPERATING SYTEM)을 개발해 돌풍을 예고했다. 하지만 92년 6억원 이상의 개발자금이 투여된 첫 자식과도 같은 NOS가 그에게 실패의 쓴잔을 마시게 했다.그의 NOS와 때를 같이해 NOVELL사가 경쟁력이 월등한 NOS를 전세계 시장에 쏟아낸 것이다. 명제로서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었다. 노벨사와의 경쟁에서 명제의 NOS는 겨우 2,700만원어치만 고객의 손에 도달했을 뿐이다.
불행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노벨사와의 경쟁에서 패배가 그에겐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보약이 됐다. 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NOS개발의 경험과 노하우는 경쟁사인 노벨사의 한국독점 OEM사로 선정되는 찬스로 연결됐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운영체계 윈도NT에 맥을 못추는 노벨사지만 당시 NOS시장에서 노벨사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그렇기 때문에 명제의 노벨사와 독점 OEM계약 체결은 쾌속성장을 보장하는 보증수표나 다름없었다. 600만달러 이상의 물품을 제조판매하며 수익성도 높이게 됐다. NOS와 더불어 부가장비도 함께 공급했기 때문이다.
명제의 성장발판은 93년 LAN START KIT개발이다. LAN패키지 제품인 이 상품으로 60억원이 넘게 매출실적을 올렸다. 순익만도 40억원이 넘는 등 업계를 놀라게 했다. 명제가 네트워크시장에 이름을 드날린 절정의 시기였다. 여파를 몰아 96년과 97년에는 멀티미디어 시디롬 타이틀로 급성장했다.
올해 명제는 또다른 성장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얼마전 신개념 NETPC MODEL-I를 개발, 최고의 상품이라는 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NETPC란 기존 네트워크컴퓨터(NC)와 달리 자바호스트 필요없이 구동할 수 있는 저가의 컴퓨터를 의미한다. 네트워크컴퓨터의 성능에 멀티미디어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면서 가격은 더 저렴한 60만원선이다. 60만원이면 멀티미디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최고 컴퓨터 한대를 살 수 있다. 더구나 이 컴퓨터는 A4용지 크기에 두께는 5CM 정도다. 노트북과 마찬가지 크기다.
NETPC외에 최근에 명제가 만든 다른 제품은 WATCH ME라는 감시·제어용 인터넷 웹캠(WEB CAM)이다. 은행의 폐쇄회로카메라(CCTV)를 대체할 수 있는 시장성 유망한 제품이다.
명제는 최근 인터넷주식공모를 끝냈다. 명제의 기업가치를 엿볼 수 있는 또다른 지표로 27일 시행된 명제의 인터넷 주식공모결과는 명제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다. 공모금액 98억원, 2만8,000주가 공모 27분만에 끝났다. 근자에 이뤄진 인터넷주식공모결과로는 빼어난 실적이다. 투자자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최소 앞으로 한세기 동안은 정보통신 분야가 산업의 기본 축을 이룰 것』이라고 보는 朴사장은 명제가 『한국의 정보통신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을 것』을 자신하고 있다.(02)575_5770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