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테러 불안 신드롬


뉴요커들이 테러 공포에 잠겼다. 뉴욕의 주거용 빌딩 2동의 붕괴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데도 9·11테러의 악몽부터 떠올렸단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사건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중국은 위구르족의 테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립을 요구하는 위구르족 괴한들의 칼부림으로 쿤밍시에서 170명이 죽거나 다친 게 이달 초. 연쇄 테러 가능성에 긴장한 중국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의 초점을 테러와 스모그 대책에 맞췄다.


△미국과 중국이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테러가 억제될 수 있을까. 어렵다. 테러의 양면성 때문이다. 약자에게 테러는 최후의 항거수단이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일본인들은 테러로 간주한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얻는 경제성도 있으니 인간이 갈등을 지속하고 억압이 존재하는 한 테러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이 서남·서북·동북공정 같은 중화민족주의를 강화하는 이상 소수민족의 저항도 불 보듯 뻔하다. 알카에다를 비롯한 이슬람 과격파들은 중국을 무슬림의 적으로 선언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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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없을까. 있다. 아랍권에서 가장 이름 높은 카이로대학 졸업생의 15%가량만 번듯한 직장을 갖는 현실에서 젊은이들은 후손까지 영화가 이어진다는 자하드(성전)에 몸을 던진다. 보수성향의 새뮤얼 헌팅턴은 명성을 안겨준 저서 '문명의 종말'에서 서구가 이슬람교도를 '테러리스트'로 여기는 경계심을 풀지 않는 한 문명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진보적 경제학자인 제프리 색스는 '빈곤의 종말'을 통해 '빈곤은 절망의 온상이며 테러와 폭력의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풍요만이 테러대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관포지교로 유명한 관중의 사상을 집대성한 '관자'의 첫 장인 '목민'편에는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안다'는 구절이 나온다. 현실은 반대다. 양극화 심화 속에 세상살이가 어려워지며 인간도 점점 흉폭해져간다. '묻지마 살인'이 대표적이다. '민족감정이나 종교적 열망이 더해질 때 테러의 세포는 빠르게 늘어난다. 어떤 지역에서는 쾌거이며 순교인 테러에서 한국은 자유로운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공격당한 사례가 하나둘이 아니다. 겁난다./권홍우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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