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요란했던 종편, 볼거리 없는 방송 그칠듯

재방송 위주 편성 등으로 콘텐츠 부실 우려<br>테스트 기간도 짧아 방송사고 가능성 높아


기존 케이블보다 못하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경쟁력 '물음표'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예정대로 1일 개국하지만 시청자들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턱없이 모자란 콘텐츠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 부실로 인해 '볼거리 없는' 방송에 그칠 것이란 지적과 함께 준비소홀로 인한 방송사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종편 사업자들은 1일 오후 본격 개국한다. 개국식에 유명 연예인들을 초대하는 등 요란하게 출범을 알릴 예정이지만 가장 중요한 방송 콘텐츠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종편 사업자들이 내놓은 편성표를 보면 절반 정도가 재방송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다. 종편 채널중 채널A는 같은 프로그램을 낮시간과 새벽시간에 3시간 가량씩 송출할 계획이며 오전 시간 때에도 재방송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다. TV조선도 일일드라마를 하루 2번 재방송할 예정이며 미국드라마나 해외 다큐멘터리와 같은 외부에서 들여온 프로그램의 편성 비중이 높다. jTBC의 경우 낮시간은 아예 기존 콘텐츠의 재방송 시간으로 편성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상파와 달리 24시간 동안 방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콘텐츠 확보 필요성은 더욱 커졌지만 재방송을 통해 시간 메우기에만 급급한 것. 이외에도 자체 제작 프로그램 또한 기존 지상파 인력을 끌어들여와 만들었기 때문에 차별화를 기대하기 힘들고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눈을 붙잡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학생 송모(26) 씨는 "최근 지상파 재전송 문제 등으로 종편에 대한 관심이 컸는데 시중에 돌아다니는 편성표를 보고 실망했다"며 "지상파는커녕 웬만한 케이블 채널에 비해서도 볼거리가 없는 듯하다"고 밝혔다. 실제 종편 사업자들은 지난 1년간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과도한 연예인 영입 경쟁으로 애를 먹었다. jTBC의 경우 '인수대비'에 탤런트 채시라 씨를 캐스팅하기 위해 회당 4,500만원의 출연료를 지급하는 등 섭외에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 이외에도 정우성, 황정민 등 스타급 배우들 또한 종편 출연이 예정돼 있어 각 종편사들의 향후 출연료 부담이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개국 초반 스타급 배우들을 통해 시선잡기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향후 제작비부담 등으로 이들의 캐스팅이 힘들어질 경우 시청자 외면은 불가피해 보인다. 방송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종편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과의 채널 협상이 지난 28일에 완료돼 방송 테스트 기간이 이틀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YTN이 출범전 6개월의 시험방송 기간을 거친 것을 감안하면 방송 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종편의 등장으로 갑자기 뒤로 밀리거나 송출목록에서 제외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의반발 및 시청자 불편 또한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케이블 업체들은 며칠전부터 자막을 통해 종편 출범으로 채널 조정이 있을 것이라 고지하고 있지만 노출빈도가 낮아 항의가 잇따를 전망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종편 사업자끼리의 다툼으로 채널 선정이 지연돼 개국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말까지 돌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종편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목소리가 대다수다. 각사당 연평균 1,500억원이 넘는 운영비용이 들 예정이지만 시청률 확보가 되지 않으면 광고 수주 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혹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광고 수주를 할 경우 각 종편이 갖고 있는 신문이라는 권력을 활용해 영업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BS의 경우 '모래시계'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 5년이 걸렸다"며 "종편은 당시 SBS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 속에 4곳이 동시에 출범했기 때문에 향후 사업 전망이 더욱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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