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새로운 도전] 이재영 숲풀림 사장
"곱창·순대로 서민입맛 잡았죠"
"직접 발로 뛰는 성실함으로 여러분들의 건강과 미각을 동시에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단돈 200만원과 젊음만으로 대박전선 반열에 오른 철판 곱창ㆍ순대볶음 프랜차이즈 '숲풀림' 이재영(34ㆍ사진) 사장은 "이제 서민아이템인 곱창ㆍ순대볶음요리는 맛과 질을 한 단계 올려 승부를 걸고 최근 개발한 흑염소 돌구이라는 새 브랜드로 웰빙붐의 전도사가 되겠다"며 이같이 역설한다.
현재 곱창ㆍ순대볶음 전문점 78곳과 흑염소 돌구이 직영1호점 등을 개설한 이 사장은 "올해까지 곱창전문점과 흑염소 체인점을 각각 30개, 20개 늘리겠다"며 "이른 시일내에 곱창전문점 250개, 흑염소 구이점 150개 체인점을 완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태권도와 합기도 유단자다. 일부 국내 정치인들의 경호를 담당한 경호회사 사장과 모 대학 경호의전과 시간강사를 겸직할 정도로 활동이 왕성했다. 그러나 경호회사 설립 1년만인 지난 96년 5,000만원의 빚만 떠안은 채 회사를 접었다. 당시 시간강사료 48만원으로 생계 조차 꾸려 나가기 힘들어 오전 대학 강의 후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1톤 라보 트럭으로 곱창ㆍ순대볶음 노점생활을 시작했다. 결국 쥐꼬리만한 대학시간 강사료로는 경호회사 부채를 갚기는 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어 97년 12월 대학에 사표를 제출했다. 벌여놓은 곱창ㆍ순대장사에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 하지만 처음하는 장사인 만큼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2000년 5월 소규모 순대공장을 설립하는 동시에 숲풀림 철판ㆍ곱창볶음 프랜차이즈를 설립하게 된다. 숲풀림(www.suppullim.com)이라고 상호를 정한 것은 숲처럼 깨끗한 사업을 하겠다는 그의 생각에서다. 성공요인에 대해 이 사장은 "사실은 입소문과 점주들의 소개로 이뤄져 홍보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았고 서민풍 메뉴를 선택한 것도 주효했는 것 같다"며 "부대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노점상들의 순수익이 더 높다"고 귀띰한다. 현재 노점상은 80여개나 되는 데 수입이 짭잘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요즘 이 사장은 흑염소 돌구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토종 흑염소의 지방함량은 쇠고기의 절반으로, 비타민 B, E 함량이 뛰어나 불임을 예방하고 세포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어 노년 건강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흑염소 특유의 노린내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사장은 30년 동안 흑염소 식당일에 전념한 모친의 도움을 받았다. 한약재를 이용, 냄새를 제거해 남녀노소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흑염소 요리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흑염소 요리의 경우 남도 고유의 웰빙음식이기 때문에 전통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맛좋은 방목 야생의 풀만 먹고 자란 산지 배송의 싱싱한 흑염소만을 엄정 선정한다. 또 다양한 약재와 생야채를 곁들여 맛과 향을 내는 숲풀림 흑염소돌구이 요리는 비린내 냄새를 완전히 제거해 비위가 약한 여성이나 어린들도 색다른 미각경험을 할 수 있어 신선한 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창업비용은 40평 기준으로 가맹비 1,000만원, 교육비 300만원, 인테리어비용4,800만원(평당 129만원), 직기 2,500만원 등 총 1억여원이 소요된다"며 "순이익은 매출의 42% 정도가 된다"고 밝혔다.
'성실함' 하나로 순대전문점 '숲풀림'을 일약 저비용을 가진 서민들이 1순위로 찾는 창업아이템으로 승화시킨 그가 과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숲풀림의 새브랜드 흑염소 돌구이를 어떻게 변모시킬지 두고 볼일이다. (02)303-1104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
사진=류종상기자
입력시간 : 2004-06-01 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