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더블 클릭] 연예인 성매매


성서에는 창녀가 적지 않게 등장한다. 여호수아가 보낸 정탐병을 숨겨준 라합에서 예수를 끝까지 섬기려 애쓴 막달라 마리아까지 직업이 같다. 원시시대에도 성(性)과 식사를 바꾸는 성매매가 존재했다는 게 정설이다. 번 벌로의 '매춘의 역사'에 따르면 기원전 26세기께 피라미드군을 건설한 이집트의 왕들은 건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딸을 매음굴로 보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유력 집안의 주요 수입은 여자노예를 통한 성매매에서 나왔다.


△근대 이후 성매매를 죄악시하는 경향이 강해졌음에도 매매춘은 끊이지 않는다.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게다. 성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고부가가치. 달리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일까. 이렇다 할 자본과 노력의 투입 없이도 돈벌이가 되니 잠재적 공급 요인이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존재한다. 수요도 마찬가지다. 포탄이 터지는 전장까지 돗자리부대가 따라다닌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궁전으로 성매매를 끌어들여 망국을 초래한 전제군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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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발표한 여자 사건 역시 수요과 공급의 만남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전성기가 지난 연예인이나 성공하지 못해 수입이 없는 지망생이 제작자나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가꾸고 남다른 소비수준을 유지하려면 돈이 들어가기 마련. 월정액으로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씩 감당할 수 있는 부유층의 검은 수요가 공급 요인과 결합한 게 사건의 개요다. 사건에 관한 한 공급 요인이 두 가지 더 있다. 황색 저널리즘과 대중적 관음증이다.

△증권가 찌라시에서 거론됐던 유명 연예인들은 검찰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억울하기 그지없을 터. 하나같이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데 당연하다. 법으로 금지한 성매매의 수요자와 공급자에 대한 처벌은 물론이요,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도한 미디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문을 전파한 대중 역시 가해자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궁금한 것은 보이지 않는 연출자의 존재유무다. 정치와 사회가 어지러울 때마다 연예인 성추문이 반복적으로 터지는 게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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