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北 '김정은 시대'] 금수산 궁전서 오전 10시 시작… 생방송 않고 녹화 방영할듯

■미리보는 김정일 영결식-장의위원 270여명·외교관 등 참석<br>운구행렬 평양시내 40km 거리행진, 다시 금수산 궁전 돌아와 영구 안치<br>김일성 광장서 중앙추도대회 후 29일로 공식적인 애도기간 종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은 28일 오전10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열린다. 영결보고와 의장대 사열이 이어지며 37년 북한의 절대권력자였던 김 위원장의 영결식은 시작된다. 영결식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장의위원 명단에 오른 270여명의 인사들과 평양주재 외교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김 부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으로 상주를 의미하는 검은색 완장을 팔에 차고 영결식에 참석하고 당 고위간부와 군부 실세들을 대동한 채 김 위원장의 영구에 첫 번째로 인사하며 김 위원장 사후 자신이 공식 후계자임을 대내외에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영결식 장면은 외부에 생방송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같이 영결식 장면을 녹화해 영결식이 끝난 다음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방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의위원과 조문단의 조문이 끝나고 영결식이 마무리되면 시신은 영구차에 오른다. 오전11시30분께 인공기와 흰 꽃으로 뒤덮인 유리관에 싸인 김 위원장의 시신은 모터카들의 선도 아래 트럭에 탑승한 무장군인들의 호위를 받으며 운구된다. 장례행렬은 출발 전 5발의 조포와 21발의 조총이 교대로 발사되며 애도 분위기가 고조된다. 영구차 선두에 선 군악대는 김정일 장군의 노래와 함께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의 매체를 통해 계속 나왔던 '빨치산 추도가'를 편곡한 장송곡이 연주된다. 영구차 상단에는 웃는 모습의 대형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얹혀진다. 이 초상화는 당초 북한이 내년 강성대국 원년에 사용하려고 만들어놓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형 영정을 앞세운 운구행렬은 김일성광장을 향해 거리행진을 시작한다. 김 위원장 영구차는 약 40㎞에 이르는 평양 지역을 꼼꼼히 둘러보게 된다. 영구차 이동경로는 평양 금성거리~영흥네거리~비파거리~혁신거리~전승광장~영웅거리~천리마거리~충성의 다리~통일거리~낙랑다리~청년거리~문수거리~옥류교 등일 것으로 예측된다. 최종 도착지는 김일성광장이다. 김 위원장 운구행렬은 김일성광장에서 한동안 서서히 이동하며 200만명의 평양 주민에게 마지막 조문을 받은 뒤 만수대언덕과 개선문광장을 지나 시신의 영구보존 장소인 금수산기념궁전으로 다시 돌아간다. 북한은 영결식 다음날인 29일 오전10시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민 10만여명을 모아놓고 중앙추도대회를 열어 주민들에게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독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도대회를 끝으로 북한은 공식적인 애도기간을 종료하고 김정은 체제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김 부위원장은 한동안 김 위원장의 유훈인 강성대국 건설과 선군(先軍) 노선을 따르는 '유훈통치'로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도식 이후 사실상 김 부위원장의 '홀로서기'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또 북한의 정책을 가늠할 수 있는 신년사에 대한 조율작업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뿐 아니라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 등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국가들이 김정은 체제에서의 첫 신년사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북한도 추도식 이후 빠르게 김정은 체제 안정을 위한 내부 결속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4일 '우리의 최고사령관'이라는 정론에서 "김정은 동지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 부르며 선군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김 부위원장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북한 매체들은 최근 김 부위원장을 '당 중앙위원회 수반'으로 잇따라 언급해 김 부위원장의 당 총비서 추대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것은 당과 군부의 김정은 추대 절차.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영결식이 끝난 후 북한군 내 실세들과 당내 권력의 핵심들이 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고 이어 당과 군부에서 김 부위원장을 최고사령관과 당 총비서로 추대하면 김 부위원장이 승낙하는 형태의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대외적으로도 북한은 영결식과 중앙추도대회를 모두 마치면 북미접촉에 나서는 등 그동안 미뤄졌던 국가적 사업들도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 사망으로 미뤄졌던 베이징 북미 고위급 회담에 이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잠정중단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계획 등이 논의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한은 1994년 김 주석 사망 당시에도 한 달여 만에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북미고위급회담에서 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발 빠르게 김정은 체제를 인정한 중국과의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사망 직전인 지난해 5월과 8월, 올해 5월 등 1년 사이 세 번이나 중국을 방문한 이유 중 하나도 경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위원장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나선 및 황금평 특구 개발을 담당하는 북ㆍ중공동지도위원회의 북측 위원장으로 외자유치 사업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사실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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