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이 유럽연합(EU)을 누르고 우리나라 투자에 가장 큰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기회복이 EU보다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투자잔액은 9,910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3.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지난해(2,613억달러)보다 131억달러 늘어난 2,844억달러(27.7%)로 가장 많았다.
2000년대 초까지 한국 시장의 최대 투자자였던 미국은 2006~2010년 EU의 공격적 투자에 2위로 밀렸다. 이후 유럽 재정위기를 계기로 EU의 투자가 주춤하면서 2011년(미국)과 2012년(EU)에는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해왔다.
지난해 EU는 전년 대비 35억달러 증가한 2,705억달러(27.3%)를 투자했고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폭인 45억달러 늘어난 339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동남아(1,595억달러), 일본(854억달러)은 1년 전보다 투자잔액이 각각 31억달러, 20억달러 감소했다.
투자 형태별로는 직업투자(646억달러·38.6%)와 파생금융상품투자(164억달러·62.5%)는 EU가, 증권투자는 미국(2,175억달러·35.2%)이 많았다.
한편 한국이 해외에 투자한 대외투자잔액은 6,078억달러로 전년 말 대비 14.5%나 급증했다. 미국 주가가 급등한 데 따라 평가액이 늘어났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에 대한 투자가 1,381억달러(22.7%)로 가장 많았고 EU 1,100억달러(18.1%), 동남아 1,011억달러(16.6%), 중국 979억달러(16.1%)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