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현지 언론들은 이날 각국 재무장관 등 금융·세무당국 책임자들이 베를린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초청으로 회의를 열어 은행 비밀주의 종언을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 협정 서명국가들은 오는 2017년 9월부터 은행계좌정보 자동교환 제도를 도입, 운용할 방침이다. 서명국에는 리히텐슈타인, 버진아일랜드, 케이먼군도 등 유명 조세회피처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로써 협정 체결국들은 자국민들의 은행계좌정보를 상호 교환하고 공유함으로써 탈세와 재산 국외 은닉을 방지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채 내국법에 따라 유사한 방식의 정보 교환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바하마 등 일부 국가들은 2018년으로 제도 시행 시기를 늦춰 잡았다.
쇼이블레 장관은 “인터넷 뱅킹으로 금융 거래를 하는 오늘날 은행 비밀주의는 쓸모없는 것”이라며 이번 협정이 탈세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국가별 이행 의지와 합의 수준이 서로 다른데다, 정보 교환이 시작되는 2017년 이후까지 시간적 여유가 많아 조세회피 계좌주들이 재산을 분산, 은닉하는 등 충분히 대처 가능해 실효성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