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상만사] 상속세, 부자만의 얘기일까

손광해 미래에셋증권 WM비즈니스팀 세무사

흔히 상속세는 TV에서 나오는 부자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속세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은 생각보다 낮다. 배우자보다 먼저 사망한다면 재산이 10억원 이상, 배우자 없이 사망할 경우 재산이 5억원을 초과하면 상속세를 낼 확률이 높다. 서울의 경우 5억원이 훌쩍 넘는 아파트가 많다. 이러한 아파트 한 채에 추가적으로 다른 부동산이 있으면 상속세 납부 대상이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상속받은 재산 중에서 금융재산이 많은 사람은 상속세를 내는 부담이 그나마 덜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계 재산의 80% 이상은 부동산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라면 금융재산을 병원비 등으로 충당해 상속 당시 금융재산이 부족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속세를 낼 재원이 없어 상속받은 부동산을 팔아 재원을 마련하거나 대출을 받아 상속세를 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부동산은 상속세를 계산할 때 시가, 보충적 평가의 순서에 의해 재산을 평가한다. 토지나 상가의 경우 대부분 세법상 인정되는 시가가 없기 때문에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재산을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보충적 평가방법은 시가보다 낮은 가액으로 형성된다. 그러나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매하면 시가가 상속재산가액이 돼 상속세가 증가한다. 매매하지 않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대출이자의 부담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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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상속세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정답은 종신보험이다. 물론 가입 때 부모님 사망 시 보험금이 나오게끔 부모님을 피보험자로 해야 한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면 보험 계약자는 부모님이 아닌 자녀로 해야 한다. 자녀가 계약자가 돼 보험금을 내면 부모님 사망 시 나오는 보험금은 상속재산가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속세의 추가 부담 없이 상속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자녀가 보험금을 낼 경제적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면 부모님이 보험 계약을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부모님 사망 시 나온 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돼 추가적으로 상속세의 부담이 늘어난다. 비록 상속세의 부담은 늘지만 상속 재원 마련이라는 측면에서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상속세는 일생에 한 번 발생하는 세금이다. 그만큼 부담이 클 수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준비할 시간이 많다. 오랜 기간 준비한 사람과 준비하지 않은 사람의 상속세는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 부담은 고스란히 남은 가족들의 몫이다. 남아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자산관리 전문가와 함께 생전에 상속세를 대비해 종신보험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미리 준비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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