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발전적 해체'까지도 포함하는 환골탈태를 통해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소속 의원은 물론 정치 평론가들은 현재 새정치연합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계파 간 갈등을 꼽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발전적 해체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차피 새정치연합은 현재 어떠한 개혁도 불가능한 구조"라며 "차라리 자신들 뜻에 맞는 사람들끼리 당을 7개~8개로 갈라서는 게 훨씬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당의 혁신은 몇몇 지도부의 사퇴로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진곤 경희대 교수 역시 "새정치연합은 정책도, 정치적 성향도, 국가관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어 한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며 "이렇게 할 거면 발전적인 방향으로 당을 해체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새정치연합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계파 간 갈등이 꼽힌다. 현재 새정치연합 내에는 △문재인 의원을 좌장으로 하고 있는 친노계 △정세균 의원을 중심으로 한 정세균계 △김한길계 △박지원 의원과 추미애 의원 등으로 구성된 구민주계 △고 김근태 의원의 민평련계 △486계 등이 존재한다. 특히 친노계는 그동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에 각을 세우면서 당내 갈등의 진원지로 꼽힐 정도로 당내 평가가 싸늘하다. 결국 이 같은 복잡한 계파 간 계산으로는 당이 한목소리를 낼 수도 없을 뿐더러 당내 권력투쟁으로 비쳐져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한다. 이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의 발전적 해체만이 해답이라는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신율 교수는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퇴 이후 친노 세력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 구조인데 이 경우가 과연 새정치연합의 문제점을 치유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새정치연합은 응급실에 실려온 중환자인 만큼 감기약 등의 처방으로는 도저히 살려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특히 "새정치연합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세월호 특별법인지, 야성인지, 아니면 국민들의 눈높이인지 이런 것들에 대한 정립이 하나도 되지 않는 상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평론가도 "야당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여당과 정치적으로 대립하고 정책적 대결을 하면서 야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강경파 의원들은 아직도 과거의 시위문화를 잊지 못하고 장외로 나가야만 야성이 있다고 보는 듯하다"며 "새정치연합의 더 큰 문제는 다수의 중도 성향 의원들이 의총에서나 정책적 이슈에서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에 묻혀 국민들에게 자신의 뜻이 전달되지도 않고 당의 결정에 반영도 안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외에 계파 간 갈등을 조정할 당내 협의기구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구민주계의 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패한 가장 큰 원인이 공천파동이라고 하는데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왜 독단적으로 공천을 해야만 했는가를 봐야 한다"며 "이쪽 계파 얘기를 들으면 저쪽 계파가 반대하고 저쪽 계파가 찬성하면 이쪽 계파가 반대할 것이 뻔한데 어느 쪽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지를 당이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차기 전대를 통해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자리에 누가 가서 앉더라도 문제는 반복될 게 뻔하다"며 "결국은 당내에 계파 대표 선수들이 모여서 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논의하고 정책 등 모든 것을 조율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sed.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