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5개월째 4%대행진…오르면 안내리는 서비스 요금에 "불안 가중"

■ 공공요금發 물가대란 오나<br>교통요금 등 언제까지 마냥 억누를수 없어<br>수요·인플레 심리 반영된 물가 상승 현실화

연료비 등의 상승으로 시내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발 물가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 은평구 공용차고지에서 시내버스들이 CNG가스를 충전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소비자물가가 5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정부는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고 자평했지만 물가를 둘러싼 제반 환경은 연초보다 오히려 안 좋아졌다. 연초에는 이상기후에 따른 농수산물값 폭등과 국제정세 불안에 따른 석유가격 상승이라는 '눈에 보이는' 요인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인플레이션 심리 자극에 따른 물가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다. 5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오르면서 상승률로는 4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지만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5% 올라 전달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공급 충격에서 시작된 물가 상승세가 수요 압력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모습이다. 근원물가를 끌어올린 것은 개인서비스 요금이다. 삼겹살이 14.5% 오른 것을 비롯해 미용료(8.4%), 대입학원비(5.6%) 등이 상승했다. 학교급식비가 21.3% 내렸다고는 하지만 주요 시ㆍ도 초등학교 무료급식 실시에 따른 하락 효과인 것을 감안하면 개인서비스 요금의 체감 상승은 더욱 크다. 근원물가는 등락폭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물가를 빼고 매기기 때문에 그만큼 움직임이 더디고 물가에 미치는 충격도 크다. 가공식품ㆍ서비스요금 등이 주요 구성 지표인데 이들 항목은 한 번 오르면 웬만해서는 다시 내려가지 않는 '메뉴 효과'와 다른 부문의 물가상승을 촉발하는 '전이 효과'를 가지고 있다. 장사 잘 되는 동네 식당 한 곳이 값을 올리면 다른 식당들도 덩달아 가격을 올리고 나중에 쌀값, 고기 값이 떨어져도 메뉴판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게 바로 이 같은 효과 때문이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근원물가가 오른 것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집세ㆍ외식비 등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외식비는 한 번 오르면 내리지 않고 대신 오르면 500~1,000원 단위로 올라 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생활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4% 하락하고 신선식품지수가 지난달보다 9% 하락하는 등 농수산물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마늘(57.6%), 고등어(28.4%), 달걀(26.1%) 등 이른바 '식탁 물가'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최후의 보루인 공공서비스 마저 불안하다. 도시가스(10.3%)와 치과진료비(3.3%), 시내버스료(2.4%) 등이 올랐다. 고등학교 납입금은 17.3% 하락했지만 전문계고 무상교육 효과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요금을 최대한 억제하되 인상이 불가피할 경우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는 가격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일부 지방은 버스ㆍ지하철 등 대중교통요금을 중심으로 인상할 준비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폭과 시기를 두고 의견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까지 마냥 억누를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농산물은 6월에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비의 가격상승으로 점차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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