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중심 교육’이라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일선 학교에서는 거의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 2004년부터 시행된 제7차 교육과정의 핵심인 수준별 교육, 교과목 선택중심 수업의 실행 여부를 검사한 결과 대부분의 일선학교에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고교교육과정과 대입전형방식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발생했다고 8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 운영실태’ 감사결과를 교육부 등에 보내고 관련대책의 보완을 요구했다.
특히 영어ㆍ수학과목의 경우 학습능력에 따른 이동식 수업이 권장되고 있으나 전국 2,078개 고교 가운데 약 19%만 이동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학생들이 원하는 교과목을 조사해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일반계 고등학교 1,238개교 중에서 72%인 894개교는 수요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가 부족할 경우 ‘순회교사제도’, ‘시간강사제도’ 등을 활용해 외부에서 교사를 데려올 수 있으나 학교 측은 이미지 추락 등을 우려해 이를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수준별 수업 실시여부를 학교평가나 재정지원과 연계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교육부에 통보했다.
또 대부분 이공계 대학진학자들이 수능 시험에서 미ㆍ적분, 확률통계 등이 포함된 수리 ‘가’형이 아닌 득점에 유리한 수리 ‘나’형 성적으로 입학, 고교 교육과정과 대학입시제도 사이에 유기적 연관성이 결여된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각 대학별로 3~5%씩 주고 있는 수리 ‘가’형 점수에 대한 인센티브를 10%내외까지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교육부에 통보했다.
그러나 대학관련 정책의 경우 기여입학, 본고사, 고교등급제를 금지한 ‘3불 정책’외의 문제는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강제할 수단이 미비한 실정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최소한 수리 ‘가’를 선택하는 것이 수리 ‘나’형을 선택한 것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