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차관 골프해명, 靑와 교감 있었나

이해찬(李海瓚) 총리의 3.1절 골프 해명에 나섰던 이기우(李基雨)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의 행동이 스스로 결정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윗선'과의 교감에 의한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절 골프의 핵심 참석자인 이 차관이 골프파문 발생 이후 일주일간 줄곧 함구로 일관해 오다가 7일 오후 갑자기 기자회견을 자청, 자초지종을 털어놨기 때문이다. `이 총리의 남자'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는 이 차관이 골프파문의 확산을 막기위해 `총대'를 멨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대체로 관가에서는 `기획성 해명'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 차관이 회견에 임하면서 "저도 전부 알지는 못해 저하고 관련된 부분만 솔직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해 `등 떼밀린 자리'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는 등 자발적회견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은 탓이다. 공교롭게도 이 차관의 해명 시점에 맞춰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이 총리의 사퇴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듯한 기류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도 이런 추론에설득력을 보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차관의 해명이 이뤄지기 직전에 청와대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은 언론사정치부장들을, 이백만(李百萬) 홍보수석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각각 만나 `부정적흐름'의 맥을 끊는데 주력했다. 또한 이병완 비서실장은 정치부장들에게 "이 차관이나 총리실 측에서 적절한 해명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총리실이나 이 차관과의 사전조율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총리실 관계자도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차관이 직접 자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해명하겠다는 연락은 총리실에 전해왔다"면서 "청와대측으로부터 `해명하는것이 좋겠다'라는 조언 정도는 들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차관이 해명전에 총리님은 물론 총리실과 구체적인 상의를 한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만일 이 차관의 골프해명 회견이 청와대와의 교감에 의한 것이라면, 이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후 내릴 이 총리 거취문제에 대한 결정을 염두에둔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차관의 해명이 오히려 혹을 떼려다가 혹을 붙인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조율이 이뤄진 회견으로 보기 힘들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 의혹이 해소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 총리가 2004년 9월 부산지역 인사들과 처음으로 골프를 쳤으며 총리공관에서 이들과 점심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해명회견이라고 보기에는 `정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총리실 관계자는 "이 차관의 해명으로 일부 사안에 대해 해명이 됐는데도 언론이 의혹을 더 부풀리기 하고 있지만 더 이상 밝힐 수 있는 부분이 많지않아 의혹제기는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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