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창형의 재테크클리닉] 주식매수 청구권 투자

「땅 짚고 헤엄친다」는 말이 있다.자기 힘은 거의 들이지 않았으니 공짜라는 이야기다. 주식매수 청구권 투자를 잘만 하면 이렇게 땅 짚고 헤엄칠 수 있다. 김돈만 선생은 얼마 전 어떤 회사 주식을 천주 샀다. 한 주당 매입가격은 6,000원. 모두 600만원이 투자됨 셈이다. 앞으로 이 회사 주식 값이 오르든 떨어지든 상관없이 약 4개월만 지나면 김돈만 선생은 12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얼마 후에 이 회사와 다른 회사가 합병하는 데 혹시 이 회사 주주 가운데 이런 합병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 주당 7,200원에 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돈만 선생은 앞으로 매수청구권을 행사해서 720만원이 입금되기까지 약 4개월 동안 기다리면 확실하게 2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80%나 된다. 주식매수 청구권이란 회사의 합병이나 경영권 위임, 사업 양도 등 주주총회의 결정이 필요한 경우에 이런 결정을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을 회사가 사주는 것을 말한다. 이때 매수청구가격은 이사회 결의 직전 60일 동안 거래일 가중평균 가격을 적용하므로 합병 등의 사항이 발표된 시점에서 주가가 주식 매수 청구가격보다 낮다면 땅짚고 헤엄치는 주식매수 청구권 투자가 가능해진다. 물론 상장 주식을 팔아서 생긴 이익이므로 이자소득세도 완전히 면제된다. 기업의 흡수합병을 결의하려면 몇가지 절차를 거치게 된다. 우선 두 회사가 합병할 것을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어야 한다. 이때 반대의사를 표시한 주주에 대해서는 주식 매수청구 신청을 받아서 회사가 주식을 일괄 매입하고, 얼마 후에 주식매입 대금을 주주의 통장으로 송금하게 된다.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값이 급락하면서 현재 주가가 매수청구권 주가를 밑도는 경우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는 주식매수 청구권 투자는 괜찮은 투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심할 일이 있다. 앞으로 흡수 합병을 이사회에서 결의하고 주주총회 소집을 알리는 통지문이 도착하면 서면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물론 주식매수청구 자격을 확보하려면 우선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합병에 반대의사를 밝혀야 하므로 주주명부 폐쇄일 이전에 해당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주식매수 청구절차가 남아 있는 회사 주식을 산다고 무조건 땅짚고 헤엄치는 투자가 되는 건 아니다. 합병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공시되면 매수 예정가액과 현재 주가를 비교해서 괜찮다 싶으면 서둘러 해당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한다. 한마디로 주식매수 청구권 투자는 부지런을 떨어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세상에 공짜는 없나 보다. (02)734_2092 MYIDEA@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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