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직후 공적 자금을 투입했던 월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던 씨티그룹 지분의 연내 처분 방침을 밝혀 구제금융 청산 작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반(半)국영기업으로 남아있던 AIG는 내년 1ㆍ4분기 중으로 졸업할 예정이며 제너럴모터스(GM)도 기업공개를 통해 공적 자금을 부분 상환하는 등 공적 자금 회수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보유하고 있던 시티그룹 보통주 잔여분(10%) 24억주를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며 “적정 주가가 형성되면 모두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시티그룹의 종가는 5센트(1.12%) 떨어진 4.40달러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매각이 이뤄진다면 총 규모는 10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부실자산프로그램(TARP)을 통해 시티그룹에 두 차례에 걸쳐 총 450억 달러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여했다. 미 재무부는 앞서 지난 4월 주식매각권한을 부여한 모건스탠리를 통해 시티그룹의 보통주 77억주(27%)중 53억주를 처분했으며 이제 나머지 보통주 24억주를 매각하는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재무부가 연말까지 시티그룹 주식을 처분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재무부로부터 구명 줄을 내려 받은 다른 기업들도 공적자금 상환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해 파산 신청을 하면서 미 정부로부터 495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았던 GM은 지난 달 기업공개(IPO)를 통해 역사상 최대인 231억 달러를 조달, 이중 136억 달러를 미 재무부에 상환했다. 이로써 미 정부의 GM 보유지분은 61%에서 33%로 줄었다.
1,820억 달러를 라는 사상 최대 자금을 수혈 받았던 AIG도 지난 10월 아시아 자회사인 AIA의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178억 달러를 조달하며 구제금융 상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AIG는 올해 들어 자회사 및 자산 매각을 통해 500억 달러를 일부 갚았으며 지난 10월에는 ‘구제금융 전액 상환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 정부가 보유한 491억 달러에 달하는 우선주 지분을 내년 1ㆍ4분기 까지 보통주로 전환, 구제금융 자금을 모두 갚기로 미 재무부와 합의했다. 미 재무부는 보통주로 전환된 AIG지분(92.1%)을 시장에서 매각해 공적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