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홀리카홀리카'를, 내년에는 방판전문과 백화점 전문 브랜드를 각각 론칭해 오는 2012년까지 2,01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습니다." 중저가 브랜드숍 홀리카홀리카를 최근 연 중견 화장품 기업 엔프라니의 유희창(57)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화장품 업계에서 엔프라니의 뒷심이 무섭다. 지난 2008년 9월 홈쇼핑 전문 색조 브랜드인 '셉(SEP)'을 론칭해 출시 1년 만에 300억원을 넘는 매출을 올리더니 올 5일에는 명동에 홀리카홀리카를 오픈해 중저가 브랜드숍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2000년대 중반 불기 시작한 중저가 브랜드숍의 열풍으로 한국화장품ㆍ코리아나 등 기존 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행보다. 2006년 355억원까지 떨어졌던 매출도 지난해 840억원을 기록해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홀리카홀리카로만 3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총 매출로 1,200억원가량을 달성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후발주자라서 더욱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 브랜드 콘셉트를 세웠다는 것. 그는 "셉을 론칭할 때도 다들 반대했다"며 "이미 애경의 '루나'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쉽겠냐는 게 그 이유였는데 결국 성공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올해 셉은 350억~4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애경의 '루나'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대표는 "내년 초에는 방문판매 브랜드와 백화점 전문 브랜드도 론칭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전략의 이면에는 1997년에 론칭한 식물나라의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 식물나라는 엔프라니의 전신. 피부 필수품이라는 콘셉트로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유통하며 초창기에는 승승장구했지만 결국 '너무 싼' 브랜드로 인식돼 생산이 중단됐다. 유 대표는 "식물나라를 통해 배운 것은 럭셔리 사업 분야와 국내 화장품 산업에 대한 이해였다"며 "피부 필수품이라는 콘셉트는 신선했지만 여성들이 화장품을 자신과 동일시한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털어놓았다. 유 대표는 엔프라니가 화장품 전문점 매출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져질 수 있게 하는 한편 대형마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한 한방 브랜드 '고윤'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고 고급화 전략으로 '셉'의 브랜드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매출의 두 배 이상인 2,012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