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펀더멘털 훼손" 우려 증폭

■ 올들어 코스피 80P 하락<br>일각선 "단순 수급균열 따른 하락 아니다" <br>대다수 전문가 "장기 상승추세는 안꺾여" <br>11일 옵션만기일등 향후 일주일이 분수령



‘단순한 수급 불균형이냐, 아니면 펀더멘털 자체가 훼손된 것이냐.’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80포인트나 빠지자 증시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예상을 빗나간 급락세에 지수전망을 제시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1월 효과’에 힘입어 연초부터 지수가 오르고 올해 최고 1,7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던 데 대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특히 지수 낙폭이 커지자 단순히 수급 불균형에 따른 하락이 아니라 증시 펀더멘털 자체가 훼손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의견이 나오고 1,300선 지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증시 펀더멘털 훼손’ 우려 증폭=연초부터 폭락장이 시작되자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수급균열’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지수가 ‘반짝’ 조정 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지수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깊게 조정을 받자 단순한 수급악화가 시장의 ‘쇼크’로 비화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급악화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연이어 터져나온 악재와 맞물려 예상 밖의 폭락장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연이은 악재로 증시가 패닉상태에 빠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펀더멘털 자체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글로벌 경기하락 가능성을 고조시키는 요인”이라며 “지금은 수급악화보다는 펀더멘털 요인에 기인한 조정장의 장기화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수급은 펀더멘털의 그림자일 뿐”이라며 “지금의 폭락은 지난해 말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글로벌 증시에 동조화해 오른 주가를 되돌려주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장기 상승추세는 꺾이지 않았다”=단순한 심리적 패닉상태인지 펀더멘털 악화인지의 여부를 떠나 지수는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안승원 UBS증권 전무는 “앞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340선까지 깨진다면 1,280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국내 증권사 중에는 1,250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꺾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수 1,200선을 밑돈 지난해 5월 이후의 장세와는 분명히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파트장은 “경기가 고점에서 하락 반전하던 지난해와 달리 지금은 바닥에서 상승세 진입을 기다리는 시기이고 기업이익이나 금리동향면에서도 한결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분석팀장도 “지금 당장은 증시가 오를 이유가 없지만 추세가 하락 반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며 “글로벌 유동성이 얼마나 더 위축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장이 깨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일주일이 단기추세의 가늠자 될 듯=앞으로의 관건은 국내 기업실적과 해외 증시의 움직임이 국내 증시에 반등 계기를 마련해줄지, 추가 하락의 빌미가 될지 여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일주일이 시장 방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11일 국내 증시의 옵션만기일이 가장 큰 단기 변수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시장이 한번 더 출렁일 수 있다. 여기에 12일 삼성전자 실적발표, 16일(미국 현지시간) 글로벌 IT 대표기업인 인텔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고 18일에는 일본은행의 금리정책이 나온다. 이들의 실적과 정책에 따라 시장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장 불안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경기둔화의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대선정국과 맞물린 정치불안, 부동산 규제 등의 강도에 따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조정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실적 시즌이 끝나고 펀더멘털 지표가 나오는 오는 3월께부터 연간 지수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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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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