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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영국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즈 서피스 십스(이하 BAE)가 보유한 조선소 생산시스템의 효율성 개선을 위한 진단 서비스 제공 계약을 맺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BAE와의 계약 체결을 알리는 자리에서 "별도의 투자 없이 기존 노하우를 활용해 진단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했다"며 "대우조선해양이 창조경제에 선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고 사장의 말처럼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에서 다년간 쌓아온 역량을 활용해 '배 만드는 기업'에서 '복합 조선 솔루션 공급업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조선업계의 장기 침체를 창조경제로 극복하는 생생한 사례로 손색이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주 실적 136억달러를 기록해 목표액인 130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2010년 이후 4년 연속 목표 초과달성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의 올해 수주목표는 145억달러.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수주액의 70%에 육박하는 해양플랜트·특수선(방산) 부문은 올해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 이러한 핵심 부문의 역량을 강화, 세계 최고의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자 복합 방산 솔루션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게 대우조선해양의 비전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최우선 실천 목표는 해양부문 EPC(설계·구매·시공)의 각 분야별 핵심역량 강화다. 이를 위해 중앙연구소와 전략기획실 산하 전략팀을 통합했다. 선박과 해양 부문의 생산을 넘어 엔지니어링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특히 오는 2017년 완공 예정인 '마곡 연구개발(R&D) 엔지니어링 센터'는 창조경제를 향한 대우조선해양의 전진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곡 R&D 엔지니어링 센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목적 예인 수조(선박 및 해양플랜트 연구시설)를 비롯해 글로벌 조선해양센터, 해양엔지니어링 센터, 해양유체시스템 R&D 센터 등 다양한 연구시설이 들어선다. 회사 관계자는 "마곡 R&D 엔지니어링 센터는 세계적인 조선해양 EPC 업체로의 발전을 선언하는 상징이며 '대해양시대의 주역'으로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R&D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미국 휴스턴에도 각각 엔지니어링 센터를 설립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향후 마곡과 휴스턴, 자카르타를 잇는 글로벌 엔지니어링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해양 EPC 전 분야에 걸쳐 핵심 역량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얘기할 때 방산 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부터 수상함·잠수함 등 해양 방산 제품 전 분야에 걸쳐 기술력을 축적해온 대우조선해양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현재 670여명 수준인 특수선 사업본부 및 관련 조직 인력을 내년까지 두 배 이상 늘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특수선 사업본부를 신설해 영업과 설계, 생산 등 각 부문 산하에 있던 특수선 관련 조직을 한데 모아 독자적인 사업부로 독립시킨 바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군함 및 잠수함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특수성능연구소를 중앙연구원 산하에 신설하며 방산 R&D 역량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4개 그룹, 50 여명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대우조선해양 특수성능연구소는 △함정 작전운용성능 △스마트 함정 △핵심 기자재 △해양 무인화 기술 등을 연구해 첨단 방산 기술을 선도하고 해군 전력 증강에 기여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983년 12월 초계함(PCC)인 안양함을 시작으로 그동안 국내외에서 잠수함 37척(창정비 포함), 수상함 43척 등 총 77척에 이르는 다양한 군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해외 수출실적도 독보적이다. 지난해에도 노르웨이 군수지원함 1척과 태국 최신형 호위함 1척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은 지금까지 국내 조선업계 최대인 14척의 해외 군함 수출 실적을 올리며 세계 방산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한 특수선 건조 실적을 기반으로 방산 R&D 역량을 더욱 강화해 세계적인 방산 솔루션 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고효율 '그린십' 개발 온 힘 이종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