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어패류 85℃ 이상서 가열해 먹고 단체생활 땐 뇌수막염 예방접종을

■ 일찍 찾아온 무더위, 감염질환 막으려면<br>수족구병 면역 약한 영유아 위협… 예방백신 없어 위생관리가 최선

수족구병에 걸린 어린이의 손등에 나타난 수포성 발진. /서울경제DB

의료진이 소아의 입안 상태를 살피고 있다. 여름철 유행하는 수족구는 입안에 물집과 궤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경제DB


벌써 해수욕장이 문을 여는 등 예년보다 일찍 여름이 시작된 가운데 이른 더위와 함께 찾아온 수족구병ㆍ뇌수막염ㆍ비브리오패혈증 등의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질환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더위 때문에 물놀이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 수족구병에 걸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지 못하는 어린이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수진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특히 한여름에 영ㆍ유아에게서 자주 발생하는 수족구병은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매년 1~2명의 영유아가 수족구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만큼 소아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9~25일(2013년도 제21주)에 전국 병ㆍ의원에서 신고한 수족구병 의사환자(의심환자)가 전체 외래환자 1,000명당 10.8명으로 집계됐다. 이런 환자 발생 비율은 지난해 비슷한 시기의 1,000명당 4.8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수족구병 유행시기도 좀 더 빨라진 것이다.

수족구병(Hand-Foot-Mouth Disease)은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과 입안의 물집, 궤양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까지의 영ㆍ유아들이 주로 걸리는데 어린 아이일수록 면역력이 약해서 심하게 앓게 된다.

증세가 수두와 비슷하지만 수두는 물집이 몸통에 주로 생기는 데 비해 수족구병은 손ㆍ발ㆍ입ㆍ엉덩이 부위에 생기며 흉터가 거의 없다는 점이 다르다. 수족구병은 감염 후 3~5일 동안의 잠복기가 지나면 미열, 식욕 부진, 콧물, 인후통 같은 초기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입안의 인두는 빨갛게 부어오르고 혀와 볼 점막, 후부인두, 구개, 잇몸과 입술에 수포가 나타날 수 있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 더 흔하며 3~7㎜ 크기의 수포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손등과 발등에 더 많다. 엉덩이와 사타구니에도 발진이 나타날 수 있다.

수족구병은 대개 장내(腸內) 바이러스인 콕사키바이러스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해 발병한다.

이수진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7~10일 후 자연적으로 회복될 수 있으나 엔테로바이러스 71에 의한 수족구병은 무균성 뇌수막염, 뇌간 뇌척수염, 뇌염, 신경인성 폐부종, 폐출혈, 쇼크 등 신경계 질환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족구병은 전염성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통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나가는 특징이 있으므로 열이 없어지고 아이의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보육시설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

통상 수족구병으로 진단되면 일주일 정도 휴원을 하며 유치원에 따라 완치됐다는 의사소견서를 제출해야 하는 곳도 있다.

첫 증상이 나타난 후 수포성 발진이 사라질 때까지가 전염성이 가장 높은 시기이므로 주의해야 하며 대변 속에 배출된 바이러스는 수주일이나 전염력을 갖고 있으므로 감염된 아기의 변이 묻은 기저귀를 아무렇게나 버려서는 안 된다.

이수진 교수는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가 열이 심하면서 두통을 호소하고 자꾸 토하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경우는 뇌수막염이나 뇌염이 동반된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또 잘 먹지도 못한 아이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을 경우 심한 탈수 증세가 있는 것이므로 곧바로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족구병은 예방접종 백신이 없는 만큼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손발에 묻은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되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에는 반드시 양치하고 비누 혹은 손 소독제를 사용해 손을 자주 깨끗이 씻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한편 물은 끓여먹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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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동으로 사용하는 장난감은 끓는 물로 자주 헹구고 아이가 입으로 물었거나 침을 묻힌 장난감을 다른 아이가 가지고 놀지 않게 주의한다.

어패류를 즐겨 먹는 사람의 경우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바닷물에 존재하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은 해수 온도가 20~37℃에서 증식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여름철(8~9월)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예년보다 더운 기온 탓에 최근 일부 해수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됨에 따라 어패류 취급과 섭취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치사율이 50%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당뇨ㆍ간질환 등 만성 질환자의 치사율이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상처에 오염된 바닷물이 닿아 감염되는 질병이다. 잠복기는 20~48시간이다. 급성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열이 나고서 36시간 이내 피부에 출혈성 물집이 생긴다.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를 수돗물로 2~3회 씻고 횟감용 칼과 도마는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다.

또 어패류는 되도록 85℃ 이상 온도로 가열해 먹는 게 바람직하다. 조리 기구는 열탕 처리해야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바닷물을 통해서도 감염되므로 상처가 난 사람은 바닷가에 들어가는 것을 삼가야 한다.

뇌수막염도 여름철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세균 질환이다.

최근 경기 지역에서 3건의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환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는 단체 생활이 많은 소아청소년 및 대학생ㆍ유학생들은 뇌수막염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수막구균은 뇌수막염과 패혈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균으로 주로 컵이나 식기를 나눠 쓰거나 기침ㆍ재채기ㆍ키스 등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일단 발병하면 고열ㆍ두통 등의 감기와 비슷한 초기증상을 보인 후 24~48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증상이 급속히 진행된다. 또 생존하더라도 다섯 명 중 한 명은 사지 절단, 뇌 손상, 청력 손실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겪게 된다.

국내 수막구균 감염환자 발생 현황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나 질병관리본부에 실제 보고되는 환자 수는 매년 10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해보다 발생이 급증했던 1988년과 2003년에는 각각 42명과 38명의 확진 환자가 보고된 바 있으며 수막구균이 10~15년을 주기로 유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단체 생활이 많은 소아청소년이나 기숙사 생활을 많이 하는 대학생ㆍ유학생들은 특히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사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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