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재벌그룹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 선정작업이 가시화되면서 해당기업은 물론 그룹사들의 주가 동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5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작업은 5대그룹 구조조정의 구체적 진전이라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증시에 호재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워크아웃 대상으로 현대그룹의 현대강관, 현대석유화학(비상장) 삼성그룹의 삼성중공업, 삼성항공산업 대우그룹의 오리온전기 LG그룹의 LG정보통신, LG실트론 SK그룹의 SK옥시케미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LG정보통신을 제외하면 부채비율이 대부분 500~600%대이며 차입금 의존도 역시 60~70%정도라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번 5대 재벌그룹의 워크아웃 기업선정이 지난 6월18일 워크아웃과 달리 말그대로 기업의 경영합리화 및 재무구조 개선에 촛점이 맞춰져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 및 채권단, 해당그룹들은 기존 7개 사업구조조정 업종과 자동차업종, 한계기업 및 현재 이익을 올리고 있는 부채비율 200% 내외의 우량 기업체들을 이번 워크아웃 선정에서 제외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즉 「지금은 몸관리를 제대로 못해 쓸모가 떨어지는 기업이지만 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우량기업으로 떠오를 수 있는 잠재성이 풍부한 기업」들이 이번 워크아웃에 선정될 기업들이라고 보면 된다.
◇증시 반응= 4일 주식시장에서는 워크아웃 선정 대상기업중 LG정보통신만이 주가가 소폭 상승했을뿐 나머지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해 이들 기업이 워크아웃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 자체를 부담으로 여기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부가 이번 워크아웃 대상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을 인정해 줄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정작 중요한 감자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거론된 기업중 H사등 일부는 과도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 금융비용 부담등으로 감자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당장은 이번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됐다는 것이 감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라며 『정부 및 채권단의 이번 워크아웃의 진행과정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면 이같은 불안심리가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워크아웃 대상 선정의 경우는 과거와 같은 대규모 감자후 증자 방식을 취하기 보다 해당 기업별 재무구조나 영업환경등을 감안해 일정 규모이상의 부채를 출자전환하는 방식등이 집중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우량 기업이 워크아웃 대상에 선정된다는 것은 우량으로 탈바꿈할 가능성 또는 퇴출이나 부도위기에서 일단 벗어난다는 점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우량하다고 평가받던 기업들이 워크아웃에 선정되는 것은 알려지지 않은 부실부분이 있거나 업황 변화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된다는 우려감도 낳고 있어 세밀한 관측이 필요한 대목이다.
◇해당 그룹별 영향= 이번에 거론되고 있는 워크아웃 선정 대상기업들은 그룹 내에서 그동안 어떤 형태로든 자금을 지원해주어야 했던 기업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그룹의 입장에서는 자금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작용할 것이다. 특히 계열사 가운데 출자관계에 있는 기업들은 유상증자 참여등을 통한 자금지원의 부담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점에서 집중적인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그룹내 수익성이 높았던 우량 기업들 역시 자금지원 압력을 줄일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목이 바로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부분.
실제로 이날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대우증권, SK텔레콤등 그룹별 「간판」으로 분류됐던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대우증권 정동배 투자정보부장은 『이번 워크아웃 선정이 그룹내 우량 기업들의 수익구조에 대한 독립성을 보장해주는 첫단추로 받아들여 진다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 슈퍼빅딜에 이은 5대그룹 구조조정작업의 차질없는 추진 등으로 우리경제의 군살빼기가 상당한 진척을 이루어가고 있는 징후로 해석될수 있다.
이경우 해외투자가들이 한국증시를 보는 시각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관측이 가능하다는것이 증권전문가들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