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金회장 뚝심의 힘… 명품 브랜드 도약 '날개'

삼익악기, 美스타인웨이 경영권 인수<br>작년 3월 지분 사들인후<br>끈질긴 설득 통해 결실<br>하이엔드급 브랜드 확보<br>라인업은 한층 확대 될 듯



김종섭(사진) 삼익악기 회장은 지난해 틈만 나면 서류가방만 달랑 들고 해외 출장길에 올라야 했다. 삼익악기가 지난해 3월 스타인웨이의 지분 31.8%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선 이후 마지막 관문인 경영권까지 확보하느라 갖은 정성을 쏟아야 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김 회장이 1년 넘게 미국과 상하이 등지를 부지런히 오가며 기존 경영진들에게 스타인웨이의 경영방침과 역사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과 회사 경영진들은 여러 차례 만나고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회사의 미래에 대한 교감을 나누었다. 삼익악기가 마침내 스타인웨이의 황금주를 거머쥐게된 것은 이처럼'미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김 회장 특유의 뚝심과 정성이 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9년 11월과 지난해 3월 스타인웨이가 주가 폭락 및 유동성 위기로 고통받고 있을 때 선뜻 630억원 상당의 투자를 결정하는 등 기존 경영진과 절대적 신뢰관계를 구축해 온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주당 56달러라는 파격적인 인수가를 제시한 것도 계약체결에 큰 보탬이 됐다. 이는 지난해 주당 인수가격 16달러의 3배에 이르는 액수다. 회사관계자는 "지난해 주당 16달러에 인수했던 주식이 현재 주당 26달러를 호가할 정도로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현재 미국 증시가 상승국면에 있다는 것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한다면 주당 56달러도 무리한 배팅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삼익악기는 지난해 3월 스타인웨이의 보통주 31.8%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지만 그동안 경영권 참여에 대해서는 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왔다. 세계 악기업계에서 이 회사가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스타인웨이는 1985년 독일계 미국 이민자인 헨리 스타인웨이가 창립한 회사로 미국 악기업계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을 정도다. 최고급 콘서트용 그랜드피아노가 대당 3억원을 웃돌 정도로 명품피아노로 인정받고 있으며 백건우, 랑랑, 예브게니 키신 등 세계 정상급 피아니스트들마저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로 불릴 만큼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스타인웨이의 최고경영진이 클래스A주식(일명 황금주)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획득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도 높았다. 황금주는 전체 주식 보유 비율에 관계없이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거부권 등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스타인웨이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국내외 악기시장에서 삼익악기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관계자는 "스타인웨이 자회사는 스타인웨이, 보스톤, 바흐 스트라디바리우스 트럼펫, 킹트럼본)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기존 삼익악기가 보유한 브랜드보다 하이엔드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내외 판권문제만 해결되면 삼익악기의 라인업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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