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새 대통령 누가 되나’ 촉각

◎“관계없다” 공식입장 강조속 영향분석 분주/금융산업 구조조정·대기업정책 강도에 “관심”대선과 함께 재계가 「누가 새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현대·LG·대우 등 주요그룹들은 기조실과 계열 경제연구소 등을 통해 후보별 당선가능성을 점치면서 경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부산하다. 대선 후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는 그룹이 많은데다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이 강력히 요구한 ▲기업지배구조개선 및 구조조정 등 경영투명성 제고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노동시장 개혁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기 때문. 문민정부에서 용두사미로 끝난 공기업민영화는 IMF의 권고대로 가속화될 수밖에 없고 부실기업 처리문제 등은 기업의 이해와 직결, 기업들의 안테나가 대선이후에 맞춰지고 있다. ○…재계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떤 그룹이 새대통령 캠프와 연줄을 갖고 이것이 그룹경영에 어떤 명암으로 작용할 것인지에 있다. 대다수 그룹들의 입장은 『청와대 새 주인이 누구냐에 관계없다』는게 공식입장이다. 그러나 일부그룹들은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후보들과의 친소관계로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회창한나라당후보가 당선될 경우 「2S1H」그룹이 각광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그 중 하나. 국내정상의 A그룹은 이후보캠프에 계열사 간부와 임원출신 일부가 가담해 있고 이들을 통해 경제관련정책 등에 알게 모르게 간여하고 있다는게 그룹 안팎의 지적이다. 재계 10위권인 B그룹도 C회장이 이후보와 사돈지간이어서 동부그룹과 인수경쟁을 벌이는 대한유화의 향방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며 이후보와 한다리 건너 사돈기업인 또 다른 S그룹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재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2H1K」가 경영정상화 가도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K그룹은 김후보 당선시 홀로서기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김후보는 이 그룹 주력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구노력을 통한 회생」을 강조한데다 지역적 연고도 갖춰 기대가 크다. 중공업의 과도한 부채로 침몰한 H그룹은 김후보 당선시 지역연고가 있는 삼호조선소(목포)의 경영정상화에 적잖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 부도후 종금사 등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데 국민회의측의 지원사격을 받았던 H그룹도 회생가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는 기업과의 특별한 연고가 별로 없어 기업간 이해관계는 상대적으로 없다는 분석이다. ○…주요그룹들은 뚜렷한 색깔을 드러내지 않아 누가 당선되든 경영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의 관계자는 『지난 92년 대선파동 이후 곤욕을 치르면서 정치권과 불가원불가근을 원칙으로 지켜왔다』고 강조. LG는 조순 한나라당 총재의 아들(조기송 전자상무)이 이후보캠프에 간여하고 있지만 휴직상태인데다 그동안 엄정중립을 지켜 문제될 없다는 입장. 대우도 이한구경제연구소장이 이대표캠프에서 활동하지만 개인자격인데다 국내보다 해외사업비중이 커 누가 되든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새정부의 대기업정책도 큰 관심거리. 대기업정책의 골자는 차입경영억제를 위한 상호출자한도 해소시한의 앞당기기와 상호지급보증축소, 총수의 경영권 제한 및 기조실축소, 소액주주권 보호강화, 결합재무제표작성의무화, 사외이사제 및 감사제 등. 경영투명성강화를 위한 이 정책들은 IMF가 강도높게 요구하는 것으로 누가 청와대주인공이 되든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행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금융산업의 구조조정도 재계의 첨예한 관심을 끌고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 인수경쟁과 경영권 확보경쟁은 새정부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 정부는 IMF자금지원을 계기로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인의 지분소유한도 확대와 인수합병을 추진중이고 국내기업의 소유한도도 상향조정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은행경영권확보를 추진해온 삼성·현대·LG·대우·선경을 비롯, 금융전업그룹을 지향하고 있는 동양·동부 등도 은행경영권 확보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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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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