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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도덕성 위주의 현미경 검증 대신 돋보기 수준의 정책·소통능력 검증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 내정자가 충남도지사와 국회의원 3선을 역임하는 동안 도덕성 검증은 충분히 거쳤을뿐더러 새정치연합도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 내정자의 낙마를 무리하게 시도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단 인사청문회가 새정치연합에 중요한 공격 포인트 중 하나라는 점에서 연말정산 논란이나 비선실세 국정개입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의 수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이 내정자와 만나 “야당 입장에서 좋은 협상 파트너였지만 이제 비판의 대상이다”며 “(청문회에서) 철저히 견제하더라도 서운해하지 말라”고 뼈있는 덕담을 건넸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이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 대해 “이 내정자는 평소 야당을 존중하고 소통능력이 좋다”면서도 “총리 내정자의 국정운영 능력 등 정책을 중심으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관예우와 친일사관으로 각각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과 문대희 전 중앙일보 주필의 총리 내정 때와는 달리 책임 총리를 자처한 이 내정자의 경제정책 비전과 당정 간이나 야당과의 소통능력을 집중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은 이날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내정자가 ‘대통령께 할 말은 하겠다’고 말했던 부분의 진정성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 내정자가 얼마나 야당과 소통을 하는지, 국정 전반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청문회를 통해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소위 ‘문고리 3인방’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이 내정자의 입장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안 원내수석은 “국무총리는 헌법상 장관의 임명을 제청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민심을 대변해 장관 임명에 대한 소신을 밝힐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이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새정치연합의 2·8 전당대회 이후 신임 지도부 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신임 야당 대표가 청문회를 통한 초기 성과에 집중할 경우 도덕성 평가 위주의 저인망식 청문회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26일 청와대에서 이 내정자의 인사청문 요구서가 국회에 도착하는 대로 인사청문특위 위원을 선정해 청문회를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