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돼온 정몽준(사진 왼쪽)의원, 김황식(오른쪽) 전 국무총리가 19일 나란히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두 사람이 최종 출마 선언을 할 경우 경선 무대에 먼저 오른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함께 '3파전'을 치르면서 흥행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후보 출마에 대한 최종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도 이제 (공식 입장을 밝힐) 생각을 하고 있다"며 "(20일부터 23일까지) 중국에 다녀온 뒤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최근 지역 주민들과의 산행 등을 통해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가하는 등 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법학전문대학원 내 한국법센터에서 수석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김 전 총리도 18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를 막론하고 여권의 여러 사람으로부터 '역할을 해달라'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며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출마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미국으로 출국한 김 전 총리는 이르면 3월 중순께 귀국해 출마에 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 최고위원에 이어 정 의원과 김 전 총리까지 출마 의지를 내비치면서 새누리당의 경선은 3자대결로 치러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하는 경선을 통해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복안이다.
한편 서울시장 출마가 점쳐졌던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이 한 번 더 당선되는 게 '새 정치'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노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