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환율정책 변화 조짐

위안화 절상 용인 등 외화 유출 방지 나서<br>WSJ "글로벌 영향력 높이려는 포석" 분석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가치가 연일 폭등세를 나타내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수출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위안화 절상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위안화 가치상승을 용인하거나 오히려 부추겨 외환정책의 물줄기를 바꾼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3160위안까지 떨어져(위안화 가치 상승) 사상최저치를 찍은 후 6.3198위안에 마감했다. 올해 초만 해도 달러당 6.63위안 선이던 위안화 환율은 최근 6.30위안 선을 위협할 정도로 하락해 4% 넘게 절상됐다. 외환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이달 들어 위안화 절상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26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의 중간가격을 23일 종가인 6.3364위안보다 낮은 6.316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달러를 더 싼 가격에 사고 팔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환율고시 외에도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수시로 달러를 많이 풀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 정부가 환율단속에 나선 것은 최근 외화가 급속히 역내시장을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에서는 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내년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며 발을 빼는 외국투자가들이 늘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10월 외국환평형기금은 2007년 이후 4년 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외국환평형기금은 인민은행이 환율조절에 나설 실탄을 갖기 위해 채권을 발행해 마련하는 자금이다. 이 기금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에 들어오는 외화가 감소했다는 뜻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려 외국자금에 당근(환차익)을 주고 있는 셈이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이날 "내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5%에 그쳐 마지노선인 9%선을 밑돌 것"이라고 국책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위안화 절상은 장기적으로 자국화폐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민은행이 최근 한국ㆍ태국ㆍ뉴질랜드 등과 잇달아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위안화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며 "26일 중국과 일본이 통화협정을 맺은 데도 위안화 수요를 늘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노력과는 별도로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약세를 면치 못해 조만간 위안화 절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NDF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3790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1년 뒤 위안화 환율이 1%가량 절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