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 총통이 10일 지난 92년 중단된 양안회담을 재개하자고 중국 측에 제안해 양안관계에 대화의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천 총통은 이날 오전 타이베이(臺北)시 총통부 앞에서 거행된 중화민국 건국 93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중국의 정권과 인사가 바뀐 지금 양측은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양안 관계 발전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난 1992년 10월의 홍콩회담을 기초로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의했다.
그는 “타이완과 중국은 ‘무기통제’를 실천함으로써 대만해협의 군사 위협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양안은 군사 신뢰체제 구축, 군비 정책 재검토 및 대만해협 행동준칙 제정에 대한 토론을 통해, 대만해협 평화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연말 입법위원 선거 후 여야 영수와 함께 ‘양안 평화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타이완 헌정 개혁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천 총통의 제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北京)의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의 타이완 문제 전담기구인 국무원 타이완 사무판공실 관계자들이 이날 천 총통의 제안에 주목하며 진의 파악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 총통의 제의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 여부가 명시돼 있지 않아 중국측의 긍정적인 반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내다봤다.
한편 미국은 천 총통의 양안회담재개 및 긴장완화 조치 제안을 환영했다. 미 국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천 총통이 전달한 건설적인 메시지를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이 제안이 긴장완화와 양안간 대화 재개를 위한 실천가능한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