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생활비를 한푼이라도 절감 하자며 출시한 '자린고비형' 카드 상품들이 경기침체 속에서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지난 2월 내놓은 생활비재테크 서비스 상품이 한달여 만에 5만여명의 회원을 유치한데 이어 약정금액도 200억원이 넘어섰다. 이 상품은 회원이 약정한 카드사용금액을 선불한 뒤 결제하면 매월 0.5%씩 연간 환산 최대 6%의 금액을 캐시백으로 환급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선불금 대비 캐시백 환급률이 어지간한 예금 금리보다 유리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회원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롯데카드가 '5대 생활비의 최대 10% 절감'을 모토로 발매 중인 롯데DC카드도 최근 부쩍 회원 가입수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 들어 롯데DC카드의 가입고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우리V포인트카드'는 6개월만에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첫 발매 이래 매월 2~3만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으며 최근엔 이 수치를 살짝 상회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우리은행 카드사업본부 관계자는 "우리V포인트 카드가 출시된 후 월별 회원 모집 실적을 보면 이미 3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간판 상품인 우리V카드와 호각을 다툴 정도"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연초가 카드 회원 모집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생활비 절감형 상품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카드고객들의 대체수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카드고객 증가세는 전반적으로 한풀 꺾였지만 기존 고객층 사이에서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생활에 와 닿는 할인카드로 발걸음을 옮기는 경향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횟수는 적더라도 상대적으로 큼직 큼직한 고액 할인을 해줘야 관심을 끌 수 있었는데 이제는 소액이라도 생활 속에서 자주 체감할 수 있는 생활비 절감형 카드를 고객들이 더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스테디셀러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할인형 카드들은 가격 할인율이나 포인트ㆍ캐시백 적립률이 매우 유동적이어서 소비자들의 장기적인 신뢰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 같은 점을 극복해야 고객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는 카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