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시장의 눈치작전/사회부 이현우 기자(기자의 눈)

서울시 분위기가 지난주말부터 갑자기 어수선해졌다. 조순시장의 대선출마설 때문이다. 월요일인 28일 온종일 시청내 어느 사무실을 가도 화제는 온통 조시장의 출마설이었다.『이번엔 마음을 굳힌 겁니까.』 『스타일만 구기고 말지 않을까요.』 『옆에서 부추기는 세력이 문제지만 시장님도 너무 귀가 엷다는 생각이 드네요.』 『재선 공천을 받아내기 위한 압박카드 겠지요.』 시직원들의 이야기는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인제경기도지사와 조시장의 태도가 너무 대비된다』며 『1년전부터 세번이나 출마설이 나왔지만 그때마다 조시장이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였으니 서울시에 일할 분위기가 형성되겠냐』고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저간의 과정을 곰곰이 뜯어보면 그럴법도 한 지적이다. 이지사는 지난 3월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주저없이 선언, 자신의 능력과 노력을 앞세워 당당하고 소신있게 뛰었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그는 많은 국민들에게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그러나 조시장의 행보에는 석연치않은 점이 많다. 그는 예전에 출마설이 나오자 「수욕정이 풍불지」(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하는데 바람이 가만 놔두지를 않는다)라는 알듯 모를듯한 말로 여운을 남겼다. 출마를 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또 그 당시 출마설 때는 국민회의 비주류측과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민주당내 통추측과 접촉후 출마설이 떠올랐다. 조시장의 발언과 태도는 보기에 따라서는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거나 감언에 현혹돼 줏대없이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조시장은 시장이기 전에 학자다. 학자의 덕목중의 하나는 소신이다. 그리고 선비는 죽어도 겻불은 쬐지않는다고 한다. 한 시직원의 말대로 조시장이 스타일을 구기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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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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