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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포털 사이트에서 가수 현아의 '빨개요' 뮤직 비디오를 검색해 재생 버튼을 누르자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는 안내와 함께 로그인 팝업창이 떴다. 요구에 따라 로그인을 하자 이번엔 별도의 성인인증을 되풀이하라는 안내창이 등장했다. 회원 가입까지 합치면 3중의 성인인증 절차를 겪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는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음악과 웹툰을 이용할 때도 19금 콘텐츠가 나오면 매번 성인인증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에서는 현아의 뮤직비디오를 성인인증은 물론 로그인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 지침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성인인증 절차가 강화되면서 청소년 유해 딱지가 붙은 뮤직비디오와 음원,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이 더욱 까다로워진다. 하지만 포털을 비롯한 일부 인터넷 업체들이 이용자 불편과 역차별 이슈를 근거로 도입을 거부하면서 업계와 부처 간 갈등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청소년 보호법 강화에 따라 인터넷에서 청소년 이용 불가 콘텐츠를 이용할 때마다 모든 회원이 성인인증 절차를 추가로 거치게 된다. 기존에는 일반 이용자가 로그인한 후 별도의 인증절차가 필요 없었다.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은 지난해 10월부터 적용 중이며, 멜론과 KT뮤직 등 일부 음원 서비스 업체들도 21일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으로 마련된 매번 성인인증제의 경우 계도 기간 이후에도 약 1년 반 동안 여러 번 제도 이행 및 시정을 요청한 사안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동영상과 음악, 웹툰 등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포털 업체들은 여가부의 추가 인증 절차를 도입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추가 성인인증 절차가 도입되면, 일반 가입자들의 불편을 초래해 결국 이용자 이탈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성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21일부터 강화되는 내용은 여가부의 유권해석에 따른 조치로 법률적 의무가 명확하지 않다"며 "예상되는 서비스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업체들은 회원 가입 시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회원의 로그인 한 번으로 인증절차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가부 측은 "로그인 절차를 통해 성인 확인을 하는 정도로는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청소년들의 성인콘텐츠 이용을 막지 못해 본래 법 취지를 약화 시킬 수 있다"며 "인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인증 절차 추가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것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인증 절차가 추가되면 이용자들은 불편하고, 업체는 추가 비용이 든다"며 "과연 효율성이 있는 규제인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해외 서비스와의 규제 역차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 성인인증을 강화해도 여가부 조치를 적용받지 않는 해외 서비스에선 인증 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유튜브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은 현재 80%에 육박한 상태다.
업계 전문가는 "해외사업자에 대한 명확한 규제 기준이 없어 국내 사업자의 역차별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사후조치가 아닌 동등한 규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