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상파고 거세진다/은행권 파장ㆍ대응전략] 이미 충당금 적립 당장은 충격없어

하이닉스 채권단은 미국 상무부의 상계관세 부과 예비판정과 관련해 하이닉스의 영업차질로 향후 채권회수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채권단은 그러나 하이닉스 채권에 대해 이미 80~100%의 대손충당금을 쌓아 놓은 상태여서 당장 수지구조에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원 외환은행장은 2일 “이번 고율관세 부과 판정으로 하이닉스가 영업에 큰 부담을 느끼겠지만 이 정도 상황은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주채권은행으로서 그동안 채권단의 지원이 상업적 판단과 채권회수를 위한 조치였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혀 왔다”면서 “관계당국과 함께 오는 7월 최종판정이 내려질 때까지 이번 예비판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규명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권단의 다른 고위관계자도 “하이닉스가 영업에 차질을 빚을 경우 채권회수가 그만큼 어려워 진다는 점에서는 커다란 악재”라며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들이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했기 때문에 하이닉스가 잘못돼도 추가손실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외환은행의 경우 하이닉스 여신 3,566억원(출자전환분 제외)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이 80%에 달하고 있으며 조흥은행(여신 2,025억원)과 외환은행(2,100억원)도 각각 100%, 90%씩의 충당금을 쌓아뒀다. 채권단은 대출금 외에 출자전환한 주식의 가치하락에 따른 손실에 대해서도 이미 상당부분 안전장치를 마련 해 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에 출자전환을 하면서 취득원가(장부가)를 이미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만큼 빼고 산정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주가가 80%이상 하락해도 장부상 손실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출자전환한 주식의 가치가 높아져야 채권회수에 도움이 되는데 하이닉스가 영업에 애로를 겪으면서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손실을 입는 상황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채권단은 하이닉스가 이번 고율관세 부과 등의 여파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신규자금을 비롯한 추가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이닉스는 자회사 지분 및 공장부지 매각 등 아직까지 완료하지 못한 자구계획을 조기에 마무리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동안 채권단으로서 할 만한 지원은 다 했고 하이닉스 역시 추가로 내놓을 만한 자구방안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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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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