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銀 "환율상승 득보다 실많다"

"자본재수입가 올라 투자위축"…재경부 논리 반박 주목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늘어나 기업투자가 활성화된다는 것이 일반적 경제이론이지만 현재 한국 상황에서는 자본재 수입비용 상승을 초래, 설비투자를 위축시킨다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제기됐다. 이 같은 논란은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재정경제부의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은 6일 ‘환율과 설비투자간 동태적 관계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과거 환율상승이 수출을 증가시킴으로써 설비투자의 확대를 가져오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으나 지난 93년부터는 수입 시설재 비용 상승으로 설비투자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조사국의 윤석현 과장은 설비투자의 장기균형식을 추정한 결과 93년 이전에는 실효환율이 1% 상승하면 설비투자가 0.4% 증가했으나 93년 이후에는 실효환율 1% 상승시 설비투자는 오히려 0.2% 위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계변화는 설비투자의 수출탄력성이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하락, 수출증가로 인한 설비투자 확대효과가 줄어드는 반면 환율상승이 자본재 수입비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설비투자를 위축시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과장은 따라서 환율이 설비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지 않도록 환율수준이 과도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율의 설비투자에 대한 비용경로가 수출을 통한 수익경로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환율의 점진적 하락이 내수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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