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 빈부격차 다시 커졌다

■ 한은, 상장사 수익성 분포도 조사<br>작년 상위그룹 5% 이익비중 2.3%P 상승<br>하위 5%는 손실규모 오히려 3.3%P나 늘어


한해 동안의 이익을 기준으로 한 국내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간의 ‘빈부격차’가 다시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계속하고, 특히 한계기업에 대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하위 그룹들의 경영환경이 한층 더 나빠졌음을 엿볼 수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신용정보의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증권선물거래소 상장법인(금융기관 제외)들을 대상으로 연도별 수익성 분포도를 파악한 결과 외환위기 이후 좁혀지는 추세를 보여왔던 상위 5%와 하위 5%간의 이익 격차가 지난해 다시 확대됐다. 상위 5% 기업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4년 86.6%에서 지난해 88.9%로 2.3%포인트 높아진 반면 하위 5% 기업의 경우 2004년 -2.5%에서 지난해에는 -5.8%로 손실 규모가 도리어 3.3%포인트 늘어났다. 중위 그룹의 비중은 같은 기간 15.9%에서 16.9%로 소폭 커졌다.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간의 이익 비중 격차가 커진 것은 한신정의 데이터를 토대로 한은이 이익분포를 파악해 자료를 만들기 시작한 2001년 이후 4년 만이다. 상위 5% 그룹의 비중은 2001년 297.3%까지 치솟았다가 2002년 104.8%, 2003년 96.6%, 2004년 86.6% 등으로 계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반면 하위 5%의 경우 2001년 -235.6%에서 2002년 -23.4%로 급감한 뒤 2003년 -15.5%, 2004년 -2.5% 등으로 손실 규모가 계속 줄었다. 같은 기간 중위 그룹은 2001년 38.3%에서 2002년 18.6%로 대폭 줄어든 뒤 2003년 18.9%로 조금 늘어났다가 2004년에는 15.9%로 다시 작아졌다. 상ㆍ하위 그룹간의 이익격차가 이처럼 커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오던 금융비용이 지난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악화된 경영환경이 하위 그룹들에 더욱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올 들어 한은이 콜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시중 실세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하위 그룹들의 이익구조가 한층 더 취약해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대내외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이변이 없는 한 올해에도 상ㆍ하위 기업간 편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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