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22일 한국이 공적원조 수혜국에서 지원국으로 발돋움한 경험을 살려 대외 원조에 적극 나서달라는 뜻을 전했다.
게이츠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행한 강연에서 “보건 증진이나 농업 분야 쌀 생산성 증대, 새마을 운동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이 많이 변화했다”면서 “1960년대 수원국(원조를 받던 나라)이었을 때 기억을 갖고 전 세계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한국이 전 세계를 지원하는 것은 외부 원조에 대한 보은”이라면서 “5년 전 경제위기가 닥쳤는데도 한국은 2015년까지 원조를 3배 정도 증가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5세 미만 유아 사망률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백신 보급의 확대 덕분”이라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도 적극적으로 소아마비 근절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게이츠의 국회 방문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추진으로 성사됐으며, 이날 강연에는 세계적 기업체 CEO(최고경영자)에서 자선활동가로 변신한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여야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회장이기도 한 게이츠는 기업활동과 자선활동에서 느끼는 기쁨이 어떻게 다른지 묻는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피라미드를 짓거나, (갑부처럼) 500명을 고용해 부채질을 하도록 하는 데 돈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는 말로 사회 환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 재단은 저와 워런 버핏이 절반씩 기부해 설립했다”면서 “저희 재단은 백신 분야 등에서의 혁신으로 수많은 사람에게 동시에 헤택이 돌아가도록 하려 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빌 게이츠는 원자력 발전과 관련된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의 질문에 “이번 방한의 목표 중 하나는 에너지 분야 대한 논의”라면서 “자원이 빈약한 한국은 원자력 분야에서 상당한 발전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원자로는 제3세대”라면서 “제4세대 원전은 훨씬 안전성이 담보돼 있고, 제가 4세대 원자로를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3세대는 사용후 연료를 재활용할 수 없지만 4세대 원전은 재활용을 통해 (사용후 연료) 부피를 줄일 수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이 4세대 원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는 “4세대 원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싶다”면서 “한국이 4세대 원전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는 리더십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때 원자력협정이 성사될 수 있도록 미국 국무부에 건의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 “알아듣겠다”면서 “제가 미국 정부는 아니지만 바람직한 일들이 반드시 일어나고 원자력도 주어진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