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 40시간제와 생산성

`일할 때는 확실하게 일하고 놀 때는 화끈하게 놀자`라는 말이 있다. 또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한다`는 말도 자주 회자된다. 격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일을 놀이처럼 신명 나게, 노는 것도 일하듯 계획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오는 7월이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40시간 근무제가 공공ㆍ금융 및 1,0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된다. 이 제도가 근로자에게는 주5일 근무라는 다소 부푼 기대를, 경영자에게는 인건비 상승이라는 상당한 우려를 안겨주고 있는 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제도의 도입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 98년께부터 경영계는 우리 기업의 경직된 인건비 구조에서 주40시간제가 초래할 경쟁력 약화를 걱정했다. 반면 우리 근로자들은 근로시간이 줄면 그에 따라 임금도 줄어드는 게 아닌가 의심했을 것이 틀림없다. 임금보전 규정으로 일반 근로자들의 걱정은 많이 줄었다고 생각되는데 반해 기업 경영인들의 고민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늘어나는 비용부담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제품원가가 높아져 경쟁력을 잃는 것이나 아닌지 한숨만 나온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모두에서 언급했듯이 확실히 일하고 화끈하게 노는 방법이 이에 대한 해결책이 아닐까 한다. 확실히 일한다는 것은 결국 주어진 근로시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므로 생산성 향상과 직결될 것이다. 또 화끈하게 논다는 것은 휴일ㆍ휴가제도를 재충전은 물론 자기계발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데 쓰자는 의미다. 쉼 없이 도끼질을 하는 것보다는 틈틈이 도끼날을 갈면서 해야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다. 주40시간제의 성패는 결국 생산성 향상을 이뤄낼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4시간 일하면서 얻은 성과를 이제는 40시간 안에 이뤄야 한다. 단순하게 봐도 10% 이상 생산성이 올라야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했던 근로시간을 엄격히 관리하고 업무집중도를 과감히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근로자들도 주40시간제를 앞두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각오와 다짐의 밑바탕에 기업발전에 대한 노사간 공감대가 마련돼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노력이 실질적인 생산성 증가로 이어질 때 주40시간제의 성공은 물론 노사간 신뢰가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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