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저축은행들이 즐비해 금리 쇼핑의 중심지였던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가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골고객들이 단 0.1%포인트가 아쉬워 테헤란로를 떠나지 못해서다.
17일 테헤란로 일대 저축은행들에 따르면 여전히 많은 고객들이 주변 지역 금리를 의식해 금리 쇼핑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로 일대에 있는 B저축은행 창구 직원은 "인터넷 금리 고시를 볼 줄 모르는 어르신들이 방문해서 테헤란로 주변 저축은행 금리를 물어본다"면서 "고시된 금리를 찾아본 뒤 타 저축은행이 금리가 높다고 말하면 다음에 가입하겠다면서 인근으로 옮겨가고는 한다"고 말했다.
테헤란로는 과거부터 저축은행 업계에서 '수신을 위한 장소'로 여겨져 현재까지도 10~20여곳의 지점들이 대로를 중심으로 몰려 있다. 지난 2월 기준 서울 지역 수신 규모는 19조2,090억원으로 업계 전체 수신규모인 39조7,674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이 중 상당수가 테헤란로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시작된 이래 테헤란로 일대 저축은행의 지점들과 방문객들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수그러든데다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학습효과 탓으로 일부 단골고객들은 발길을 이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제1금융권의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지자 '차라리 저축은행이 낫다'는 생각을 가진 50~60대 고객들이 꾸준히 주변 금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내방 고객의 절대 수가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게 사실"이라면서도"보수적인 고객들은 테헤란로 일대까지 찾아와 금리가 맞다 싶으면 재예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