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남양유업, 커피믹스·해외공략 올인… 2020년 매출 3조로

중국 수출 분유

'착한 경영'에 미래가치를 둔 남양유업은 국민 건강을 생각해 식품첨가물을 제외한 프렌치 카페를 선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와 분유 시장에서 탄탄한 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해외 수출전략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 3조 원을 달성한다는 '비전 2020'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을 50%까지 올리고, 분유와 커피 제품, 우유 등을 거대 시장인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최근 '비전 2020'에 기초해 남양유업이 출시한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는 지속적으로 매출이 성장하며 비전 달성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출시 4개월째인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는 크리머에 '인산염'을 사용하지 않은 신제품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남양유업은 기존 커피믹스가 1개당 약 30~35mg의 인을 함유해 하루에 3잔의 커피믹스를 마실 경우 커피믹스로만 100mg에 가까운 인을 섭취하게 된다는 점에 착안해 인산염을 과일에서 유래한 천연식품원료로 대체한 이 제품을 출시했다. 회사 측은 "인은 인체에 필수적인 성분이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칼슘 유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제품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누보는 기존의 커피믹스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로스팅 기법인 BAR(Blending After Roasting)공법을 통해 맛 역시 혁신적으로 개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라비카 원두의 함량도 80%까지 올려 고급화하는 등 제품의 질 높이기에 힘을 쏟았다. 누보 출시 이후 남양유업은 대형 마트에서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20%까지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비전 달성을 위해 전개하는 분유 수출도 중화권 진출이 활발해지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0년 대만의 유통에이전시인 화풍무역과 250만 캔 분량의 분유 수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1년 12월에는 중국의 항주한양무역공사와 150만 캔 분량의 수출 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중화권 분유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남양유업 분유 제품에 대한 중국 시장의 러브콜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있어 왔지만 중국 내 안전한 유통망 확보 및 짝퉁 제품에 대한 우려 등 리스크가 높아 그동안은 본격적인 수출을 보류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분유 및 유제품에서 각종 식품 사고가 줄지어 발생하자 높은 품질을 보유한 한국 분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게 됐다. 특히 국내 분유시장에서 50%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남양유업 분유의 우수성과 품질의 차별성이 현지에 알려지면서 중간 상인들이 직접 국내에 입국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제품을 다량 구매, 중국으로 남양유업 분유를 반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남양유업은 중국 내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항주한양무역공사와 손을 잡고 판로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아울러 중국 현지에 영업사원을 파견해 1인당 GDP가 3,000달러를 넘어서는 인구 100만 이상의 34개 도시를 핵심 지역으로 삼아 판로를 개척하고 있으며 중국 내 지사의 설립도 검토 중이다.

이달 초 본격화된 우유 수출도 '남양호'의 중국시장 개척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남양유업의 대표 제품인 '맛있는우유 GT'는 '맛있는우유 GT 남양목장우내'라는 이름으로 매주 1만8,000개씩 중국에서 판매된다. 15일로 제한된 유통기한을 극복하기 위해 남양유업은 특수포장 용기를 사용하고 고속 페리선, 냉장컨테이너, 냉장탑차 등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 후 5일 이내에 현지 매장에 진열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 측은 청결한 제조공정과 믿을 수 있는 원료, 완벽한 운송시스템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 중국 내에서 최고급 제품으로 포지셔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남양유업은 중국 내 월마트와 화륜만가, 저스코(JUSCO) 등 대형 유통업체 3사 68개 점포와 입점 협의를 이미 마친 상태다. 입점매장 확대와 판매 촉진을 위해 중국 현지의 주요 도시 유명 호텔에서 신제품 론칭 발표회를 진행하는 한편 시음 이벤트와 같은 판촉활동을 펼칠 예정이며 추후 아인슈타인 우유와 멸균유, 가공유 및 발효유 등으로 수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 신뢰 되찾자" 착한경영 선포 남양유업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소중히 여기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지난달 31일 대표이사의 인사를 단행했다. 새롭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원구 전 총괄수석본부장은 취임 후 첫 목소리로 남양유업의 미래가치는 '착한 경영'에 있다고 선포하고 3가지 실천방안을 전 임직원에게 알렸다. 그가 내세운 3가지 실천방안은 '착한 사람'과 '정직한 제품', '열린 회사'로, 첫번 째 항목은 능력과 겸양을 겸비하고 고객 지향적인 마인드를 갖춘 반듯한 인재를 뜻한다. 두번 째 항목인 '정직한 제품'은 국민 건강을 생각하고 자연 친화적인 고품질의 제품을, '열린 회사'는 살아 숨 쉬는 소통을 바탕으로 대리점과 협력업체와 상생하는 회사를 의미한다. 이 신임 대표는 기업들이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 안전불감증으로 빚어진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식품업계를 비롯해 기업들이 마주한 위기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막중한 소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사명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착 한경영'을 굳건히 뿌리내려 남양유업을 고객에게 진정으로 사랑받는 기업, 100년 영속이 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신임 대표가 내세운 '착한 경영'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따지는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고자 선택한 정면돌파 전략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남양유업은 지난해 영업사원의 막말로 빚어진 '갑을논란'의 중심에 섰던 만큼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더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편, 이 신임 대표는 1983년 입사 이래 31년간 줄곧 남양유업에서만 근무한 '정통 남양맨'으로 2007년 총무담당상무를 역임하며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 2011년 경영지원본부장, 2013년 총괄수석본부장을 거쳤다. 앞서 그는 7년 연속 임단협 무교섭 타결을 이뤄내고 유업계 최초로 대리점 자녀에 학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등 경영지원과 상생, 동반성장 부문에서 업적을 쌓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