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의 전설’로 불리며 70년간 주식 트레이더로 일해온 존 슬레이드(97ㆍ사진) 베어스턴스 이사회 명예의장이 11일 저녁(이하 현지시간) 사망했다.
베어스턴스는 12일 제임스 케인 최고경영자(CEO)와 앨런 그린버그 전 CEO 명의로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최고령 회원으로 뉴욕 증시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 슬레이드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고객들을 위해 정력적으로 시장을 지켜봤다”면서 슬레이드의 사망소식을 전했다.
유대인인 슬레이드는 젊은 시절 독일에서 국가대표 하키선수로 활약했으나 유대인 질시를 피해 27세 때이던 지난 1936년 미국으로 건너온 뒤 주급 15달러를 받고 주문을 받으러 다니는 심부름꾼으로 베어스턴스에 입사했다.
슬레이드는 이후 독일에서 온 배에서 막 내린 승객들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으며 국제투자를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등 베어스턴스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85년에 이사 겸 부회장에 이어 이사회 명예의장의 자리에까지 오른 슬레이더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에 입대했을 때와 48년 미국 하키 대표팀으로 올림픽에 참가했을 때를 제외하고 평생 베어스턴스를 떠나지 않았다.